유산균을 먹었는데도 변비가 그대로예요 – 유산균보다 먼저 챙길 것은 다양한 식이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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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유산균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맞는 것이 아닙니다. 드셔 보고 변이 좋아지면 이어 드시고, 속이 불편하거나 가스가 차고 설사를 하거나 변 모양이 나빠지면 중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균만 드시는 것보다 채소, 과일, 잡곡 같은 다양한 식이섬유를 드시는 것이 장 속 좋은 균이 자리 잡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이 내용은 제 유튜브 영상 「유산균 먹었는데도 변비인 이유는?」(2023년 6월)에서 함께 출연한 내과 원장님과 이야기한 것을 글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유산균은 장 속 유익균의 한 종류입니다
유익균은 일정한 양을 먹었을 때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살아 있는 미생물을 말하며, 흔히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부르는 것이 이것입니다. 유익균 가운데 젖산이나 초산 같은 물질을 만들어 장 속을 산성으로 바꾸고 유해균을 줄이는 균을 유산균이라고 합니다. 장 속에는 유익균, 유해균, 그리고 환경에 따라 어느 쪽으로도 작용하는 중간균이 함께 삽니다. 보통 유익균이 30% 정도, 유해균이 5~10% 정도, 나머지 60~75% 정도가 중간균입니다. 중간균이 유익균 쪽으로 작용해서 유익균이 85% 정도, 유해균이 15% 정도가 되는 것을 건강한 장 환경이라고 봅니다.
먹은 유산균이 대장까지 살아서 가야 합니다
유산균은 입으로 먹어서 대장까지 가야 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위에서는 위산이, 십이지장에서는 담즙이 나오기 때문에 여기서 유산균이 공격을 받아 죽으면 대장에 닿지 못합니다. 그래서 겉을 코팅해 대장까지 가도록 만든 것이 유산균 제제입니다. 대장에 머물면서 늘어나는 것을 생착이라고 하는데, 생착하려면 먹이가 있어야 합니다. 유산균의 먹이를 프리바이오틱스라고 하고, 유산균과 먹이를 함께 넣은 것을 신바이오틱스라고 합니다. 그다음으로 나온 포스트바이오틱스는 죽은 균체를 먼저 넣어 장의 면역을 더 활성화하고 유산균의 먹이로도 쓰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유산균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릅니다
저는 유산균을 먹으면 변이 묽어집니다. 평소에도 변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닌데 더 묽어지니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함께 출연한 내과 원장님은 반대로 원래 변을 잘 보는데 유산균을 먹으면 변이 단단해져서 오히려 보기 힘들어진다고 했습니다. 의학적으로도 몇 마리를, 어떤 균주를 먹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하루 1억~100억 마리 정도를 권하는 식약처 기준이 있지만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식약처가 인정한 균주는 19종 정도입니다. 대변 1g에만 수천억 마리, 대장 전체에는 100조 마리 정도의 세균이 살고, 중증 변비 환자는 그 2.5배인 250조 마리까지 산다고 합니다. 종류도 천 가지가 넘습니다. 얼굴과 손금이 사람마다 다르듯 장 속 세균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유산균이 나에게 맞는지는 직접 드셔 보고 판단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유산균만 먹어서는 장에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함께 출연한 내과 원장님은 일본의 장수 마을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그곳 어르신들은 유산균을 따로 드시지 않는데도 잡곡, 감자, 고구마, 도토리, 마처럼 식물성 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드셨고, 대변을 검사해 보니 비피더스균 같은 유산균이 많았다는 내용입니다. 숲이나 밀림에서 다양한 식이섬유를 먹는 사람들이 장 속에 더 다양한 균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곧 유산균의 먹이이기 때문입니다. 먹이를 넣어 주지 않고 유산균만 먹으면 결국 장에 자리 잡지 못하고 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저도 진료실에서 유산균을 드시기보다 다양한 식이섬유를 드시는 것이 좋은 균이 자리 잡는 데 더 낫다고 늘 말씀드립니다. 잡곡, 감자, 고구마, 도토리, 마, 그리고 예전 시골 밥상에 오르던 청국장이나 된장 같은 전통 발효 음식이 장 속 세균의 다양성을 지키는 좋은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유산균을 중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유산균을 드시고 싶다면, 드시고 나서 변이 좋아지면 그대로 이어 드시면 됩니다. 반대로 드신 뒤 속이 불편하거나 가스가 너무 많이 차는 분, 설사를 하거나 변 모양이 나빠지는 분은 중단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심한 병이 있거나 면역이 많이 떨어진 중증 환자분들께는 유산균을 권하지 않습니다.
유산균 제품에 함께 든 먹이도 살펴보셔야 합니다
과일이나 채소 같은 식이섬유만으로도 유산균에게 충분히 좋은 먹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산균 제품에 들어가는 먹이는 공장에서 만든 것이고, 대부분이 프럭토올리고당입니다. 프럭토올리고당은 대표적인 포드맵 음식입니다. 포드맵 음식은 장 속에서 가스를 만들고 수분을 끌어들여 변을 묽게 하고 배를 불편하게 합니다. 그래서 원래 변이 묽던 분이 이런 제품을 드시면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유산균 자체만 보지 마시고, 그 안에 함께 들어 있는 것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지 편하게 하는지까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아이 변비도 먹는 것부터 살펴보십시오
태어날 때 장 속은 균이 없는 상태이고, 모유를 먹고 공기가 들어가면서 균이 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좋은 것만 먹으니 유익균이 잘 자리 잡고, 그래서 아기 변에서는 유산균이 만드는 젖산 때문에 시큼한 냄새가 납니다. 나이가 들고 먹는 것이 달라지면서 장 속 세균이 나빠지면 필요에 따라 유산균을 드실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유산균을 먹이는 가장 흔한 이유가 변비인데, 아이들이 고기, 밥, 빵 위주로 먹고 식이섬유는 거의 먹지 않아서 변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산균도 종류마다 좋아하는 먹이가 달라서 어떤 균은 사과를, 어떤 균은 채소를 좋아합니다. 식물성 식이섬유, 채소, 과일을 다양하게 먹는 것이 유산균 한 가지를 먹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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