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한 치질이 또 났는지 자꾸 이물감이 느껴져요 – 치핵 재발 오인과 기능적 변실금(묽은 변·괄약근 약화)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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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수술한 치질이 재발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물감은 실제로는 항문이 약한 상태에서 변이 묽어 새어 나오는 기능적 변실금일 가능성이 높으며, 치질이 늘어져 있기만 하면 통증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불편할 때 사진을 찍어 확인해야 합니다.
늘어진 치질(외치핵)은 그 자체로 아프지 않고, 항문이 오목하게 들어간 사람은 괄약근이 약해 변이 묽을 때 나도 모르게 새는 증상이 잘 생깁니다. 치료는 변을 묽게 만드는 음식을 줄여 변을 뭉치게 하고, 괄약근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 항문 부위가 불편하거나 부었을 때는 그 순간 사진을 찍어 평소 상태와 비교해 본다
- 변이 묽은 날 증상이 심해지고 변이 좋아지면 편해진다면 변이 새는 기능적 문제일 가능성을 의심한다
-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우유, 요구르트, 밀크커피·라떼, 유산균, 밀가루 음식, 라면, 술은 줄인다
- 사과 같은 과일은 변을 뭉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충분히 섭취한다
- 변 조절로 편해진 뒤에도 늘어진 살이 계속 신경 쓰이면 국소마취로 간단히 제거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
"그러면 1년에 한두 번 정도, 하루 이틀 부어서 불편한 정도라면? 수술하시겠어요?" — 응꼬형
"할 이유가 없네요." — 환자
"그런데 만약 한 10년을 더 썼더니 이제 한 달에 일주일은 부어요. 땡땡 부어서 엄청 아파요. 변 볼 때마다 나가서 맨날 집어넣어 줘야 돼요. 피가 막 왕창왕창 쏟아져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 응꼬형
"그럼요, 해야죠." — 환자
"수술한 치질이 재발한 걸까요?" – 이물감의 정체
오늘은 예전에 내치핵 수술을 받으신 환자분 이야기입니다. 이분은 2026년 2월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셨는데, 하루 몇십 km씩 걷던 그때부터 항문에 뭔가 살짝 낀 듯한 이물감이 계속 느껴진다고 하셨어요.
수술받은 병원에 두 번, 다른 병원에 한 번 가봤는데 다 "이상 없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영 찜찜해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수술은 왼쪽 안쪽이었는데, 만져지는 느낌은 오른쪽 바깥쪽이라는 점도 이상하다고 하셨고요.
진찰해 보니 오른쪽 바깥쪽에 늘어진 살, 즉 외치핵이 있었고 안쪽에도 심하지 않은 내치핵이 조금 있었습니다. 치루 같은 명확한 다른 병변은 없었어요.
치질은 원래 '풍선'입니다
치질 조직은 우리가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혈관으로 된 풍선 같은 정상 조직이에요. 이걸 수십 년 쓰는 거예요. 힘주고, 오래 앉아 있고, 술 마시고, 변비와 설사를 반복하다 보면 풍선이 부풀었다 쪼그라들었다를 반복하죠.
풍선을 불었다가 바람을 빼면 원래대로 팽팽해지지 않잖아요? 그렇게 남은 게 늘어진 살입니다. 이건 저절로 없어지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더 커져요.
그렇다면 언제 수술할까요? 치질은 암이 아니에요. 이것 때문에 죽을 일은 없습니다. 1년에 한두 번, 하루 이틀 부어서 불편한 정도라면 수술할 이유가 없어요.
반대로 한 달에 일주일씩 땡땡 부어 아프고, 변 볼 때마다 빠져나와 손으로 넣어야 하고, 피가 왕창 쏟아진다면 당연히 수술해야죠. 즉 치질은 '있다고 떼는 것'이 아니라 '계속 불편해서 짜증이 날 때 떼는 것'입니다.
늘어진 치질은 아프지 않습니다 – 불편할 때 사진을 찍으세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어요. 이렇게 늘어져 있기만 한 치질은 통증을 거의 일으키지 않습니다. 불편을 일으키는 건 '땡땡 부은' 치질이에요.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께 꼭 부탁드립니다. 불편할 때 사진을 찍어 두세요. 불편할 때 찍은 사진이 평소와 똑같다면, 그 불편은 치질 때문이 아니라는 뜻이거든요.
이분의 경우, 구조적으로는 심하지 않은데 증상이 계속되는 상황이었어요. 이럴 때는 꾀병이 아니라 '기능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항문이 약한 분들 – 변이 새는 증상
항문이 예쁘게 오목하게 쏙 들어간 모양인 분들은 생각보다 항문 힘이 약한 경우가 많아요. 항문이 약한 사람이 변까지 묽으면 어떻게 될까요? 나도 모르게 변이 조금씩 새어 나옵니다.
팬티에 질질 묻는 정도가 아니라, 항문 주위가 살짝 오염되는 정도예요. 그래서 간지럽고, 촉촉하고, 걸을 때 찐득찐득하고, 습하고 불쾌하다가, 심해지면 엉덩이가 쓸려서 빨개지고 화끈거리고, 더 심해지면 속옷에 변이 묻는 일까지 생깁니다.
이건 저절로 낫는 병이 아니에요. 나이가 들수록 항문은 더 약해지니까요.
그래서 제일 중요한 건 인지입니다. "아, 나는 항문이 약하구나. 변이 묽으면 새는구나." 이걸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변이 묽은 날 증상이 나빠지고, 변을 좋게 만들었더니 증상이 좋아진다면, 새는 게 맞는 겁니다.
치료 방향 – 약한 것은 강하게, 묽은 것은 뭉치게
치료 원칙은 두 가지입니다. 약한 괄약근은 강하게, 묽은 변은 뭉쳐지게.
변을 묽게 만드는 음식부터 줄여야 해요. 매운 것, 기름진 것, 우유, 요구르트, 밀크커피와 라떼(아메리카노는 괜찮습니다), 유산균, 라면 같은 밀가루 음식, 술. 반대로 사과 같은 과일은 많이 드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다음 진료부터는 항문 괄약근을 강하게 만드는 운동 치료 교육도 같이 진행하기로 했어요.
늘어진 살 자체는, 변을 조절해서 다 편해진 뒤에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면 국소마취로 간단히 떼면 됩니다. 내치핵도 있긴 하지만 심하지 않아서, 불편할 정도가 될 때 수술하면 되고요.
순서가 중요합니다. 원인을 먼저 잡고, 수술은 필요할 때 하는 것. 이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에요.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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