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딱딱한 변을 본 뒤 혹 같은 게 생겨서 너무 아파요 – 항문주위농양: 오늘은 고름만 빼고, 치루는 한 달 뒤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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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항문이 찢어진 자리에서 시작된 농양은 응급으로 고름만 빼고, 치루가 남는지는 한 달 정도 보고 정합니다.
찢어진 자리에 염증이 생기고 안으로 파급되며 곪은 것이 농양이고, 고름이 터지거나 빠진 뒤 남는 길이 치루입니다. 같은 병입니다.
오늘 수술은 국소마취로 고름의 뚜껑만 따서 빼는 배농이며, 10명 중 3명은 그대로 끝나고 7명은 길이 남습니다.
- 딱딱한 변 뒤 생긴 혹이 점점 커지고 심하게 아프면 미루지 않기
- 고름은 압력이 높아 퍼지므로 응급으로 빼기
- 배농 뒤 한 달 정도 지켜보고 치루가 남으면 그때 치루 수술하기
- 곪아 있을 때 한 번에 하지 않는 이유(범위, 괄약근 손상, 재발)를 이해하기

진료실에서
— 환자: 오늘은 안 해도 돼요?
— 응꼬형: 오늘 째야 돼요. 오늘 해야 돼요, 수술. 못 참겠죠?
— 환자: 어젯밤에는 잠도 안 오는 거예요. 여기서 오늘 안 될까 봐요.
— 응꼬형: 굉장히 아파 죽겠는데 그렇죠. 자, 제가 이제 설명드릴게요. 이거는 치루, 농양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증상
얼마 전 딱딱한 변을 본 뒤 엉덩이 쪽이 불편했지만 그냥 지냈습니다. 어느 순간 너무 아파 만져 보니 혹 같은 것이 생겨 있었고, 시간이 나지 않아 미루다 보니 많이 커지고 아파졌습니다. 전날 밤에는 잠도 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한 번 있었습니다. 변을 잘 못 보다가 딱딱한 변을 본 뒤였고, 그때는 저절로 없어졌습니다.
변은 보통 하루 한 번, 브리스톨 3~4형입니다. 금방 보지만 힘은 좀 주는 편이고, 처음에 약간 단단해서 걸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원래 항문이 잘 찢어지는 편이어서 이전에 다른 병원에서 디오스민을 처방받았고, 꾸준히 먹으면 찢어짐이 덜하다가 끊으면 다시 심해졌다고 했습니다. 무언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진찰
진찰해 보니 탱탱하게 부어 있었습니다. 오늘 째야 하는 상태였습니다.
찢어진 상처에서 농양까지
시작은 아마 항문이 찢어진 것이었을 것입니다. 항문이 약간 좁아서, 변이 단단하거나 항문이 좁으면 찢어질 수 있고, 피가 나고 아프고 염증이 생깁니다. 누구나 찢어질 수 있지만 보통은 변이 좋아지면 하루 이틀이면 낫습니다. 그런데 한번 깊게 찢어지면 잘 낫지 않습니다.
그 자리로 변이 다니니 염증이 생기고, 심해지면 안으로 파급되면서 곪습니다. 항문 안쪽에서 생긴 염증이 바깥쪽으로 길을 내다가 곪은 것, 이것을 항문 주위 농양이라고 합니다.
왜 응급으로 수술하나
고름은 하루가 다르게 빵빵해지고 압력이 엄청 높아집니다. 그래서 약해진 곳을 따라 길을 내며 퍼져 나가고, 주위 신경조직 손상, 패혈증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응급으로 수술하며, 일단 목표는 고름을 빼는 것입니다.
고름이 빠져도 길은 남는다: 치루
고름이 피부를 뚫고 나오면 통증은 금방 좋아집니다. 그러나 안과 밖을 잇는 길이 남는데, 이것이 치루입니다. 농양과 치루는 같은 병이고, 고름이 터졌느냐 안 터졌느냐의 차이입니다.
치루가 되었다고 나은 것이 아닙니다. 진물이 나오다가 입구가 막히면 다시 곪고, 또 여기저기 길을 내며 복잡해집니다. 그러면 수술을 해도 재발이나 괄약근 손상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오늘 하는 수술: 고름의 뚜껑만 딴다
오늘은 국소마취를 하고 고름의 뚜껑을 따서 고름만 뺍니다. 안쪽의 길은 남아 있습니다. 안에서부터 살이 잘 차오르면 그대로 끝나기도 하지만, 그럴 확률은 10명 중 3명입니다. 10명 중 7명은 길, 즉 치루가 남습니다.
그래서 이 배농 수술은 치루를 해결하는 수술이라기보다 치루를 만드는 수술에 가깝습니다. 한 달 정도 지켜보다가 치루가 남으면 그때 치루 수술을 합니다.

왜 두 번에 나눠서 하나
곪아서 팅팅 부어 있을 때 한 번에 하면,
- 수술 범위가 넓어지고 괄약근 손상이 많아집니다.
- 이미 여기저기 퍼져 있어 재발이 많습니다.
- 괄약근을 보존하는 방법을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번거로워도 단계적으로 진행합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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