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자고 일어나면 괜찮은데 걷거나 오래 앉으면 불편해요 – 외치핵 혈전: 치질 수술은 단계가 아니라 불편함으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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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치질 수술은 몇 단계냐가 아니라, 얼마나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는지와 그것이 없어지는지 아닌지로 정합니다.
치질은 누구나 필요해서 가지고 태어난 혈관 조직이 오래 쓰면서 늘어지고 고장 난 것입니다. 늘어진 혈관이 터져 피떡이 생기는 것이 외치핵 혈전증입니다.
피떡은 멍처럼 2주에서 한 달에 걸쳐 흡수되지만, 흡수된 뒤에도 조직은 전보다 더 늘어진 상태로 남습니다.
- 치질은 암이 되지 않고, 이것 때문에 생명이 위험하지도 않습니다
- 1년에 하루 이틀만 불편하다면 굳이 수술하지 않아도 됩니다
- 평소에도 계속 불편하고 늘어진 조직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 단계가 높아도 불편하지 않으면 수술할 이유가 없습니다

진료실에서
— 응꼬형: 그러면 얘가 없어질까요? 안 없어져요. 표정을 짓다 보니까 주름살이 깊어지는 거랑 똑같은데, 약을 먹는다고 주름살이 펴질 리는 없죠.
— 응꼬형: 얘가 이제 계속 불편해요, 근데 안 없어져요.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그래서 수술하는 거예요.
— 응꼬형: 반대로 한번 생각해 볼까요? 그럼 암이 될까요? 암은 안 돼요. 얘 때문에 죽을 일은 없어요.
— 응꼬형: 그러면 1년에 딱 하루 이틀만 불편하고 1년 내내 괜찮아요. 그러면 수술하시겠어요?
증상
일주일 전부터 불편해졌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은데, 걷거나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불편합니다. 무언가 튀어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변은 하루 두세 번, 부드러운 편(브리스톨 3~4형)이고 5분 정도 봅니다. 평소처럼 힘을 주는 편입니다.

진찰
오른쪽이 약간 두툼해 보이고, 힘을 주면 풍선처럼 부풀었습니다. 많이 부었다가 좀 가라앉은 상태로 보였습니다.
안쪽에 단단한 멍울 같은 것이 만져지는데, 피떡이 쌓인 것입니다.
치질은 오래 쓴 풍선
치질은 혈관으로 이루어진 풍선 같은 조직이고, 정상 조직입니다. 누구나 필요해서 가지고 태어났는데, 30년쯤 쓰다 보니 낡아서 고장이 나는 것입니다. 눈을 오래 쓰면 노안이나 백내장이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힘주고, 오래 앉아 있고, 술 마시고, 피곤하고, 임신·출산을 겪으면서 점점 더 부풀어 나옵니다. 풍선을 부풀렸다가 공기를 빼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고 늘어져 있듯이, 치질도 평소에 늘어져 있다가 힘을 주거나 피곤하면 많이 부었다가 쭈그러지기를 반복합니다.
외치핵 혈전증: 피떡은 흡수되지만 늘어진 조직은 남습니다
그렇게 약해진 혈관이 어느 날 터지는 것이 외치핵 혈전증입니다. 안에 피떡이 쌓여 단단한 멍울로 만져집니다.
피떡은 멍이 약을 먹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지듯 흡수됩니다. 다만 2주에서 한 달이 걸립니다.
문제는 한번 터져 많이 부풀었던 자리는 흡수된 뒤에도 전보다 더 늘어진 상태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피곤하거나, 걷거나, 술을 마시거나, 변 볼 때 힘을 줄 때마다 많이 붓고 불편하고, 쪼그라들었다가 더 크게 붓기를 반복합니다.
이렇게 늘어진 조직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표정을 짓다 보면 깊어진 주름살이 약을 먹는다고 펴지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계속 불편한데 없어지지 않으니, 그래서 수술을 하는 것입니다.
수술은 단계가 아니라 불편함으로 정한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치질은 암이 되지 않습니다. 치질 때문에 죽을 일도 없습니다. 1년에 하루 이틀만 불편하고 나머지는 괜찮다면 굳이 수술할 이유가 없습니다.
치질의 단계도 수술 기준이 아닙니다.
- 1단계라 안에서 튀어나오지 않는데, 엄청 크고 피가 철철 난다면 수술을 해야 합니다.
- 4단계라 다 나와 있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다면 수술할 이유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지, 그리고 그것이 없어지는지 아닌지입니다.
이 경우는
굳이 단계를 묻는다면 밖에 나와 있고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니 4단계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구조적으로 중등도 이상으로 많이 바뀌어 있고, 평상시에도 계속 불편하다면 수술하는 것이 맞습니다. 불편함이 치질 때문이 맞다면 수술을 권했고, 약을 먼저 처방했습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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