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1년에 한 번씩 딱딱하게 붓던 자리가 점점 커져요 – 반복되던 항문주위 농양: 오늘은 고름부터 빼는 단계적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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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고름일 때는 응급으로 고름부터 빼고, 치루가 남으면 그때 치루 수술을 하는 단계적 치료가 원칙입니다.
농양과 치루는 같은 병이고, 고름이 터졌느냐 아니냐의 차이입니다. 곪을 때 어디까지 번지느냐가 괄약근 손상과 예후를 정합니다.
오늘 하는 수술은 치루 수술이 아니라 뚜껑을 따서 고름만 빼는 수술이며, 10명 중 3명은 그대로 끝나고 7명은 치루가 남습니다.
- 1년에 한 번씩 같은 자리가 붓다 가라앉아도 참고 넘기지 않기
- 고름이 찬 상태는 응급수술로 먼저 빼기
- 치루가 남으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루 수술 받기
- 수술 뒤에는 비누칠해서 잘 문질러 씻기만 하기

진료실에서
— 응꼬형: 오늘 하는 건 치루 수술이 아니에요. 뚜껑 따서 고름만 빼는 거죠. 급한 불을 끄는 거예요. 살이 잘 차서 나으면 그냥 끝날 수도 있어요. 10명 중에 3명이요. 10명 중에 7명은 치루가 남을 거예요.
— 환자: 살이 차오르느냐, 차오르지 않느냐네요.
— 응꼬형: 살이 잘 차면서 막히면 그냥 없어져요. 어차피 두 번 할 거 그냥 한 번에 하면 안 되냐 싶으시죠? 그런데 곪아 있을 때는 범위가 넓어요. 수술 범위가 커지고 괄약근 손상이 많아요.
1년에 한 번씩 붓다가 저절로 가라앉던 자리
3~4일 전부터 항문 옆이 딱딱하게 붓고 아파서 오셨습니다. 1년에 한 번 정도씩 같은 자리가 딱딱해지며 붓는 일이 있었는데, 생길 때마다 점점 커졌고 이번에는 통증도 더 강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아파도 참고 있으면 없어졌다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몸살기도 있습니다.
변은 하루 한 번 정도, 브리스톨 4~6형으로 묽은 편입니다. 처음에는 바로 나오지만 남은 느낌이 있어 10분 정도는 앉아 있게 된다고 했습니다. 탈출이나 출혈은 없었습니다.
진찰과 초음파 결과 항문주위 농양이었습니다.

농양과 치루는 같은 병입니다
- 항문에는 분비물을 내서 변을 부드럽게 볼 수 있게 돕는 항문샘이 있습니다. 이 안에 생긴 염증이 길을 내면서 곪은 것이 항문주위 농양입니다.
- 여드름에 고름이 차면 빵빵해지듯, 안에서 균이 자라면서 고름이 커지고 압력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약해진 곳을 따라 퍼져 나가고, 심하면 항문을 빙 둘러싸기도 합니다. 주위 신경·조직 손상이나 패혈증까지 일으킬 수 있어 응급으로 수술해 고름을 뺍니다.
- 고름이 커지다 보면 스스로 피부를 뚫고 나오기도 합니다. 이번에 보이는 구멍도 예전에 곪다가 터졌던 자리입니다. 그런 일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구멍이 괜히 생기지는 않습니다.
- 고름이 터져 나오면 통증은 좋아지지만 안과 밖을 잇는 길이 남습니다. 이것이 치루입니다. 농양과 치루는 같은 병이고, 고름이 터졌느냐 아니냐의 차이입니다. 밖으로 터지지 않더라도 안에 굴처럼 길이 생겨 염증이 생겼다 가라앉았다를 되풀이하면 치루라고 합니다.
- 진물이 나오던 길의 피부가 막히면 나올 곳이 없어 다시 곪고, 여기저기 새 길을 내며 복잡해집니다. 그러면 수술을 해도 재발이나 괄약근 손상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그래서 고름일 때는 응급수술, 치루일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합니다.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매우 드뭅니다.
"참으면 없어졌는데요": 한 번 곪을 때 어디까지 번지느냐가 예후를 정합니다
참으면 가라앉던 일이 반복되다가, 어느 날 심하게 곪으면서 확 번지게 됩니다.
한 번 곪을 때 어디까지 번지느냐가 그 환자의 예후를 결정합니다.
짧게만 난 길은 수술해도 괄약근 손상이 적지만, 넓게 퍼지면 그만큼 크게 수술해야 하고 괄약근도 그만큼 잃습니다. 그래서 일단 고름을 빼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오늘은 '뚜껑만 따는' 수술
오늘 하는 것은 치루 수술이 아니라, 뚜껑을 따서 고름만 빼는 급한 불 끄기입니다. 살이 잘 차올라 나으면 그대로 끝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가 10명 중 3명이고 10명 중 7명은 치루가 남습니다.
어떻게 보면 치루를 만드는 수술에 가깝고, 치루가 남으면 그때 치루 수술을 합니다.
왜 한 번에 하지 않을까
어차피 두 번 할 거라면 한 번에 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곪아 있을 때는 범위가 넓어서
- 수술 범위가 커지고 괄약근 손상이 많고
- 괄약근을 보존하는 수술을 쓸 수 없고
- 이미 염증이 뻗쳐 있어 재발이 많습니다.
치루 수술은 괄약근을 보존하든 안 하든 어느 정도 손상이 생깁니다. 안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10명 중 3명이라도 안 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래서 불편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합니다.

큰 수술이 아닙니다
다른 곳에 고름이 차면 그 부분만 째고 고름을 빼고 집에 가는 것과 같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고 나면 훨씬 편해지고, 다음 날이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며 변 볼 때도 훨씬 편합니다.
수술 뒤 변을 보고 나서는 변에 오염되지 않도록 비누칠해서 잘 문질러 씻어 주기만 하면 됩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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