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변 보고 닦을 때 피가 나요, 30분씩 앉아 있어요 – 잘못된 배변 습관 교정이 먼저, 치질 수술은 그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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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변기에 30분씩 앉아 힘주는 습관이 치질을 악화시키고 있어, 수술보다 배변 습관 교정이 먼저입니다.
오래 앉아 힘을 주는 습관 때문에 치질이라는 낡은 혈관 조직이 점점 늘어져 출혈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야채를 늘려 변의 양을 늘리고, 변의를 느낄 때만 화장실에 가는 습관으로 바꾸면 출혈이 멎어 수술이 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변의가 확실할 때만 화장실에 가고 오래 앉아 있지 않는다
- 변기에서는 힘을 빼고 짧게 마무리한다
- 밥·빵·고기보다 야채를 늘려 변의 양을 늘린다
- 장에 염증이 있는지 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한다
- 배변을 교정해도 피가 계속 나면 그때는 수술한다

진료실에서
— 응꼬형: 변은 단단해요, 부드러워요, 묽어요?
— 환자: 딱딱한 것 같아요. 단단하고요. 변 볼 때 시간은 오래 걸려요. 10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힘은 안 주는데 잘 안 나와요.
— 응꼬형: 딱 변이 안 나온다는 거죠? 단단해서 딱 걸리는 느낌이에요?
— 환자: 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 응꼬형: 왜 변을 보러 가세요?
— 환자: 배가 아파서요.
— 응꼬형: 배가 아파요? 아니면 진짜 변을 쌀 것 같아요?
— 환자: 그냥 배가 아파서요. 신호가 없어요.
변 볼 때 30분, 항문은 남보다 30배를 쓰고 있는 겁니다
변을 보고 닦을 때 피가 나서 약을 받아 가셨다가 다시 오신 분입니다. 변은 하루 한 번 보지만 단단하고,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10분에서 30분이나 됩니다.
힘은 안 준다고 하시지만 잘 안 나오고, 변을 보러 가는 이유도 "변이 마려워서"가 아니라 "배가 아파서"입니다.
진찰해 보니 힘을 줄 때는 튀어나오지 않지만 안에 부푸는 치질이 있고, 잡아서 빼면 나온 채로 있습니다.

치질은 낡은 풍선입니다
치질은 누구나 필요해서 가지고 태어나는, 혈관으로 된 풍선 같은 조직입니다. 30년 넘게 썼으니 낡아서 고장이 난 거예요.
눈을 오래 쓰면 노안도 오고 백내장도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힘주고, 오래 앉아 있고, 술 먹고, 피곤하면 점점 더 부풀어서 나오게 됩니다.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붙잡고 있는 조직이 헐거워져서 쓰면 쓸수록, 나이 들수록 심해지고 피가 나거나 손으로 넣어야 들어가는 증상이 반복됩니다. 낡은 조직은 약을 먹는다고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러면 수술을 해야 하나요
치질은 암이 되지 않고, 이것 때문에 죽을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 수술 여부는 얼마나 불편한가로 정합니다.
피가 1년에 한 번만 난다면 저라도 수술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10년을 더 써서 한 달에 일주일씩, 한 번 나면 왕창 나는 상태가 반복된다면 저라도 수술하겠죠.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저는 하루 한 번 1분이면 변을 봅니다. 이분은 30분을 봅니다.
항문을 저보다 30배 쓰는 셈이에요. 제가 30년 쓸 항문을 2년 만에 쓰고, 10년이면 저로 치면 300년을 쓰는 겁니다.
금방 낡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곧 수술하게 됩니다. 수술하기 싫으면 안 쓰면 됩니다. 한 번 딱 보고 일어나야 해요.
그래서 수술보다 배변 교정이 먼저입니다
수술을 했는데 여전히 30분씩 힘을 주면 수술 자리가 터지고, 곪고, 피가 엄청 납니다. 고생은 환자가 합니다.
그래서 배변을 먼저 교정합니다. 변을 바꿨더니 피도 안 나고 불편한 게 없으면 수술을 급하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첫째, 먹는 것입니다. 식사량이 줄어 변이 별로 없으면 장은 할 일이 없어 움직이지 않고, 변이 오래 머물면서 물을 빼앗겨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힘을 주게 되죠. 많이 먹어야 하는데, 밥이나 빵이나 고기는 다 흡수되어 변을 만들지 못합니다.
야채를 많이 드셔야 합니다. 혼자 살면서 회사에서 하루 두 끼 드시는 분이라 우선 변의 양을 늘려 볼 겁니다.
변이 많아졌을 때 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면, 먹는 게 문제인지, 장이 느린지, 배출이 안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배변 습관입니다. 변이 아주 단단하지도 않은데 앉자마자 안 나온다면 배변 습관, 즉 '강박'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조금만 느낌이 있으면 '회사 가기 전에 보고 가야지' 하고 앉지만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정말 급할 때를 떠올려 보세요.
참았다가 변기에 앉아 힘을 빼면 5초도 안 걸려 쭈르륵 나옵니다. 변은 그때 가는 겁니다.
조금 느낌이 있다고 가서 빼내는 게 아니라, 정말 싸고 싶을 때 붙들고 가서 놓아주는 것입니다.
내시경, 그리고 그래도 피가 나면
장에 염증이 있는지 내시경은 해 봐야 합니다. 배변을 조절해서 피가 안 나고 불편한 게 없으면 수술은 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변을 잘 봐도 피가 계속 나면 그때는 수술하시면 됩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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