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치질 수술 후 좁아진 항문, 자꾸 찢어지고 곪아요 – 항문 협착·만성 치열·치루 의심 병변의 수술 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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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치질 수술 후 항문이 좁아져 계속 찢어지고 곪는다면, 치루 의심 부위는 곪기 전까지 지켜보되 치열은 변 관리로도 안 나으면 항문을 넓히는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치핵 수술은 누가 해도 항문을 어느 정도 좁게 만들고, 좁아진 항문은 저절로 넓어지지 않아 변이 조금만 단단해도 찢어집니다. 이런 견인성 치열은 항문을 넓히는 수술로만 해결되지만 그만큼 항문 힘이 약해지는 대가가 따르므로, 변이 좋은데도 반복해서 찢어질 때만 수술을 선택합니다. 반면 초음파에서 보이는 치루 의심 부위는 곪지 않았다면 수술하지 않고 지켜봅니다.
- 첫 변이 단단하지 않도록 식이섬유와 배변 조절을 꾸준히 하기
- 변이 좋은데도 반복해서 찢어지고 2주 넘게 아프면 수술을 고려하기
- 치루 의심 부위는 곪거나 아프기 전까지는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기
- 상처가 큰 시기에는 항생제로 염증을 관리하기
- 수술 여부는 항문 힘 약화라는 대가를 감안해 본인 삶의 기준으로 결정하기

진료실에서
— 응꼬형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환자
"항문 농양이 또 발생해서요. 한 15년 전에 치질 수술을 했고요. 농양 수술을 1년 전쯤에 한 번 했고, 올해 확인차 갔더니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또 생겼고, 다시 확인하러 갔더니 또 생겼어요. 계속 반복적으로 생겨요."— 응꼬형
"변은 어떻게 보세요?"— 환자
"하루에 한 번요. 처음 치질 수술을 했을 때 항문이 좁아졌어요. 그래서 변비 때문에 여태까지 굉장히 고생을 해왔는데, 한 1~2년 전부터는 안정이 좀 돼서 너무 묽지도 않고 너무 되지도 않고, 응급실도 안 가고 식단 조절로 관리하면서 안정화가 됐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농양이 생겼고, 그로 인해 최근에는 오히려 살짝 찢어지는 것도 생겼고 치핵도 조금 생겼어요."— 응꼬형
"변은 단단해요, 부드러워요?"— 환자
"부드러운데, 살짝 부드러운 정도로 봅니다. 배변 시간은 한 2분 정도면 딱 한 번 봐요."
치질 수술 후 항문 협착 — 왜 자꾸 찢어지고 곪을까요
치핵 수술은 치핵 조직을 잘라내고 꿰매는 수술이라, 누가 어떻게 해도 항문이 어느 정도는 좁아집니다. 저희도 1년에 한두 분 정도는 좁아져서 넓히는 수술을 하게 돼요.
문제는 항문이 살면서 저절로 넓어질 일은 없다는 겁니다. 좁아진 항문은 변이 조금만 단단해도 걸리고, 찢어집니다.

치열 수술은 '붙이는' 수술이 아니라 '넓히는' 수술입니다
찢어지는 것 자체는 누구나 겪습니다. 저도 찢어져요. 변이 좋으면 하루 이틀이면 낫고, 피가 나다 말다 하면서 사는 겁니다.
그런데 한번 깊게 찢어지면 잘 낫지 않고, 변이 지나다니며 염증이 생기면 점점 아파지고 피부가 돋아나고, 심해지면 곪아서 농양이 되거나 치루가 됩니다. 이분처럼 협착이 있는 분은 이 악순환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치열 수술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찢어진 곳을 꿰매 붙이는 게 아닙니다. 항문을 넓혀서 안 찢어지게 만드는 수술이에요.
마취 후 항문을 벌려서, 좁게 만드는 띠(흉터 피부일 수도, 괄약근을 두른 띠일 수도 있습니다)를 끊어 넓히고, 늘어진 피부판을 이동시켜 덮어줍니다. 그냥 넓히기만 하면 상처가 쪼그라들면서 다시 좁아지기 때문에, 피부판 이동으로 재협착을 방지하는 거예요.
넓히는 위치도 전략이 있습니다. 치루 의심 부위로 길이 확실히 들어가면 "어차피 넓힐 거 나중에 고장 날 그쪽으로 넓히자"가 되고, 그 부위가 멀쩡하면 괄약근 손상 증상이 가장 적은 뒤쪽으로 넓힙니다.
대신 대가가 있습니다. 넓히면 항문이 약해지고, 되돌릴 수 없습니다. 젊을 때는 편하기만 하지만, 나이 들어 변이 묽어지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샐 수 있어요.
변을 줄줄 흘리는 게 아니라, 묽은 날 항문이 근지럽고 축축하고 화끈거리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치열 수술은 '그냥 하는' 수술이 아니라, 항문의 힘과 삶의 불편을 저울에 올려놓고 결정하는 수술입니다.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은 딱 하나, "변이 좋은데도 반복되는가"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수술로 넓히거나, 평생 변을 좋게 보거나. 변을 좋게 관리했더니 상처도 잘 낫고 불편이 없다면 수술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변이 좋은데도 계속 찢어지고, 아주 약간만 단단해도 퍽 찢어져서 2주 넘게 아프고, 그게 한두 달마다 반복된다면 "약해지는 건 알지만 이렇게는 못 살겠다" 하고 수술하는 겁니다.
이분은 검사상 항문이 매우 좁아서 저는 수술을 권할 정도였지만, 최근 배변이 크게 힘들지 않다는 본인 의사에 따라 우선 배변 조절을 하면서 지켜보고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 결정에는 정답이 없고, 환자분이 자기 삶을 기준으로 정하는 겁니다.
치루가 '보인다'고 수술하지 않습니다 — '문제를 일으킬 때' 수술합니다
치루는 항문 안쪽의 항문선(변을 부드럽게 나가게 돕는 분비샘)이 고장 나서 염증이 안쪽으로 뻗어 곪는 병입니다. 이분은 초음파에서 치루 의심 부위가 두 군데 보였지만, 명확하게 곪아 있지 않고 통증도 없습니다.
이런 경우 있다고 수술하지 않습니다. 곪거나 반복해서 문제를 일으킬 때만 수술해요.
지금 안 곪았는데 뭘 수술합니까. 다만 저렇게 보이는 자리는 언제든 곪을 수 있으니, 확 곪으면서 아파지면 그때는 "드디어 해결할 때가 됐구나" 하고 수술하면 됩니다.
참고로 배농 수술과 치루 수술의 차이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배농은 고름 길을 째서 빼는 것이고, 치루 수술은 그 길 자체를 없애면서 괄약근 일부가 손상되어 자연스럽게 항문이 넓어지는, 곧 넓히는 수술이자 약해지는 수술입니다.
이분의 예전 수술 자리는 괄약근이 온전한 걸로 보아 배농만 한 것이고, 그래서 넓어지는 효과 없이 흔적만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동안의 숙제는 '첫 변'입니다
수술을 미루는 동안의 관리 원칙은 명확합니다. 첫 변이 단단하면 무조건 또 찢어집니다. 첫 변이 단단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묽기만 해서 설사하면 그것도 안 좋아요. 변은 부드럽게. 차전자피 같은 식이섬유를 하루 한 포 유지하면서 변을 늘리고, 그래도 단단하면 변을 묽게 하는 약을 필요할 때 추가합니다.
이렇게 해보면 장 운동이 문제인지 먹는 게 문제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상처가 큰 시기에는 항생제도 씁니다. 그리고 이걸로도 안 되면, 그때 수술을 선택하면 됩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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