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치질 때문에 아픈 줄 알았어요 – 치질로 오인된 항문주위농양, 당일 응급 수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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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항문이 심하게 붓고 열이나 오한이 동반된다면 치질이 아니라 항문주위농양일 수 있어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항문샘에 생긴 염증이 바깥쪽으로 곪으면 항문주위농양이 되는데, 방치하면 고름이 빠르게 커지고 신경 손상이나 패혈증까지 갈 수 있습니다. 고름이 괄약근 사이 깊은 곳에 있으면 하반신 마취를 통한 당일 응급 수술로 배농해야 합니다.
- 치질처럼 보여도 붓는 모양이 국소적이지 않고 염증처럼 퍼져 있으면 농양을 의심한다
- 열이 나고 오한이 들면 이미 진행 중인 신호일 수 있다
- 항문주위농양은 치질과 달리 미룰 수 없는 응급 질환이다
- 고름이 터지면 통증은 줄어도 치루로 남을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 고름 위치가 깊으면 하반신 마취 하의 수술과 입원이 필요하다

진료실에서
— 응꼬형
"가운데 시커먼 게 초음파 기계고요, 주위에 검은색 띠가 괄약근인데요. 이쪽을 보시면 여기가 까맣게 부어 있어요. 이 까만 거는 고름이에요. 언뜻 보면 치질 같은데, 고름이 차 있어요. 이 괄약근 사이에 이렇게 까맣게 되어 있네요. 이거는요, 오늘 입원을 해서 수술을 하셔야 될 것 같아요."— 응꼬형
"치질도 있는데요, 이번에 불편하신 건 치질이 아니고 고름입니다. 여기 보면 이렇게 부푸는 거 있죠? 얘가 치질이에요.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면서 나왔다 들어갔다 하고 피곤할 때마다 붓는 게 치질인데, 지금 부어 있는 부위는 치질처럼 국소적으로 걔만 볼록하게 붓는 모양이 아니라, 빨갛게 염증이 있을 때 붓는 것처럼 보여요."— 응꼬형
"항문에는 항문샘이라는 데가 있어요. 여기서 분비물이 나와서 변을 부드럽게 볼 수 있게 도와주는데, 이 안에서 생긴 염증이 바깥쪽으로 곪는 거예요. 이걸 항문주위농양이라고 해요."
치질인 줄 알았는데 고름이었습니다
항문이 붓고 아파서 오신 환자분이에요. 겉으로 보면 치질이 심해 보였고, 실제로 치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붓는 모양이 이상했어요. 치질은 혈관이 풍선처럼 부푸는 것이라 그 부위만 국소적으로 볼록하게 붓는데, 이분은 빨갛게, 염증이 있을 때처럼 퍼져서 부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항문 초음파를 봤더니 괄약근 사이가 까맣게 부어 있었습니다. 그 까만 것이 고름이에요.
아픈 원인은 치질이 아니라 항문주위농양이었던 겁니다.

항문주위농양은 왜 생길까요
항문에는 항문샘이라는 곳이 있어요. 변을 부드럽게 볼 수 있게 분비물을 내주는 곳인데, 여기에 염증이 생겨 바깥쪽으로 곪으면 항문주위농양이 됩니다.
농양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요. 압력이 높아지면서 사방으로 번지고, 심하면 고름이 항문을 완전히 둘러싸서 항문이 고름 위에 둥둥 떠 있는 지경까지 갑니다.
그 단계가 되면 신경 조직 손상이나 패혈증까지 올 수 있어요. 열이 나고 오한이 든다면 이미 진행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농양과 치루는 같은 병입니다
곪다가 고름이 피부를 뚫고 터져 나오면 통증은 금방 좋아집니다. 하지만 낫는 게 아니에요.
항문 안과 피부 밖을 연결하는 길이 남는데, 그게 치루입니다. 농양과 치루는 같은 병이고, 고름이 터졌느냐 안 터졌느냐의 차이일 뿐이에요.
치루가 되면 그 길로 진물이 계속 나오고, 구멍이 막히면 또다시 곪고, 그렇게 반복되면서 복잡해지면 수술해도 재발과 괄약근 손상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농양도 치루도 빨리 수술하는 게 원칙이에요.
치질은 기다려도 되지만 농양은 응급입니다
이 환자분의 고름은 괄약근 사이 깊은 곳에 있어서 밖에서 째서 배농하기 어려운 위치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하반신 마취를 하고 제대로 수술하는 게 맞아요.
그래서 당일 입원, 당일 응급 수술로 결정했습니다.
기억해 두세요. 치질 수술은 응급이 아닙니다. 미뤄도 됩니다.
하지만 항문주위농양은 응급이에요. 항문이 아프면서 열이 나고 오한이 든다면, 치질이려니 하고 참지 마시고 바로 병원에 오셔야 합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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