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변이 묽어서 자꾸 화장실 가요 – 치열 수술 후 묽은 변과 배변 강박의 조절(실콘과 정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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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치열 수술 후 하루 서너 번 변을 보고 있다면 그건 묽은 변이며, 첫 변이 단단하게 느껴지는 건 남아 있던 묽은 변이 뭉쳐진 것일 뿐 항문을 다시 찢을 수 없습니다.
찢어졌던 기억이 공포를 만들어 변비약을 계속 늘리면서 오히려 변이 더 묽어지고 잔변감과 항문 자극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변이 묽을 때는 뭉쳐주는 실콘을, 단단할 때는 부드럽게 하는 아기오를 상태에 맞춰 조절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하루 서너 번 보는 변은 이미 묽은 변이며 첫 변이 단단해 보여도 항문을 찢지 못한다
- 변이 묽어 불편할 땐 실콘, 단단할 땐 아기오로 방향을 바꿔가며 조절한다
- 실콘을 먹을 때 물을 적당히만 마셔야 변이 잘 뭉쳐진다
- 장염이나 항생제 복용 후에는 예외적으로 정장제가 회복에 도움이 된다

진료실에서
— 환자
"그때 변이 너무 묽으면 실콘을 먹으라고 하셨는데, 이게 마그밀이랑 정반대 개념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응꼬형
"실콘은 부피형성제잖아요. 변을 좀 늘려주긴 하는데, 물을 흡수해서 뭉쳐지게 해요. 그래서 변실금 환자한테 써요. 변이 풀어지는 걸 줄여주니까 새는 게 줄고, 변의 성상이 좋아지면서 묽은 사람들은 배 불편한 것도 줄고, 잔변감도 줄고, 새어 나오는 것도 줄죠."— 환자
"그러면 혹시 속 변이 너무 단단해지는 경우는 없나요?"— 응꼬형
"그럴 수도 있죠. 그러면 실콘을 다시 줄이면 돼요. 정리하면, 아기오는 변을 늘리면서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편이고, 실콘은 변을 늘리면서 좀 더 뭉쳐지게 만드는 편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변이 묽을 때는 실콘이 낫고, 단단할 때는 아기오가 낫겠죠. 변의 상태와 환자분이 불편한 것에 따라서 약을 선택하는 거고요. 환자분은 지금 묽어서 불편한 게 맞아요. 단단해서 찢어지는 상황은 아니에요."
안녕하세요, 응꼬형입니다. 오늘 진료실에서 만난 분은 변이 묽어서 하루에도 서너 번씩 화장실을 가는 분이었어요.
이런 분께 드리는 말씀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변은 숫자가 아니라 원리로 이해하셔야 됩니다."
"첫 변이 단단해요"라는 말에 속지 마세요
치열 수술을 받으신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처음 나오는 변이 단단해서 또 찢어질까 봐 무서워요."
그런데 잘 들어보면 하루에 서너 번씩 변을 보고 계세요. 하루에 서너 번 보는 변이 단단할 수가 있을까요? 당연히 묽습니다.
진짜 단단한 변은 차원이 달라요. 항문에 딱 걸려서 손으로 파내야 할 정도고, 만져도 안 부서지는 토끼똥 같은 변이에요. 그게 항문을 찢는 변입니다.
반면에 묽은 변은 한 번에 완전히 배출이 안 돼요. 직장 주름 사이에 남아 있던 변이 몇 시간, 하루가 지나면서 조그맣게 뭉쳐진 덩어리가 되는 거예요. 그게 다음 배변 때 처음에 나오니까 "첫 변이 단단하다"고 느끼시는 거죠.
속으시면 안 됩니다. 그 정도 덩어리는 항문을 절대 찢을 수 없어요.
문제는 찢어졌던 기억이 만드는 공포예요. 그 공포 때문에 마그밀을 계속 드시고, 변은 계속 묽어지고, 묽은 변 때문에 배가 불편하고 잔변감이 생기고, 변이 새어 나와 항문이 간지럽고 화끈거리고 은은하게 아프고, 이 악순환이 생기는 겁니다.

묽은 변이 만드는 불편함들
항문이 수술로 약해진 상태에서 변이 묽으면 이런 일이 생겨요.
- 설사기가 있으니 배가 불편합니다.
- 보고 나도 시원하지 않고 또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가스가 오히려 더 찹니다.
- 변이 새어 나오니 항문이 간지럽고 촉촉하고 화끈거리고, 은은하게 계속 아픕니다. 잘 안 닦이고요.
이럴 때 변을 더 늘리고 더 묽게 하는 약(마그밀, 아기오)을 계속 드시면 장은 더 빨리 움직이고 화장실은 더 자주 가게 돼요.
지금 필요한 건 장을 잠깐 쉬게 해 주는 겁니다.
아기오와 실콘, 방향이 달라요
두 약 모두 변의 부피를 늘리는 약이지만 방향이 달라요.
- 아기오: 변을 늘리면서 좀 더 부드럽게 만드는 편입니다. 변이 단단할 때 좋아요.
- 실콘: 변을 늘리면서 물을 흡수해 좀 더 뭉쳐지게 만드는 편입니다. 그래서 변실금 환자분들께도 쓰는 약이에요. 변이 풀어지는 걸 줄여주니까 새는 게 줄고, 배 불편함과 잔변감도 줄어듭니다. 변이 묽을 때 좋아요.
실콘을 먹다가 변이 너무 단단해지면 다시 줄이면 됩니다. 하루 한 알로 시작해서 상태를 보고 두 알로 늘리거나 끊으면 돼요. 식전, 식후 상관없이 밥이랑 같이 드시면 됩니다.
물 이야기도 해 드릴게요. 실콘을 먹을 때 물을 적게 마시면 변이 더 뭉쳐지고, 많이 마시면 더 부드러워져요. 약국에서는 "물 많이 드셔야 돼요"라고 하지만, 우리 목표가 변을 뭉쳐지게 하는 거라면 적당히만 드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는 평소에 "유산균 드시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는 사람이지만, 예외가 있어요.
항생제를 먹은 후나 장염, 설사 후에는 정장제가 도움이 됩니다.
장이 예민해진 시기에는 실콘과 같이 쓰면 회복에 보탬이 되거든요. 참고로 장에 염증이 왔다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데는 하루 이틀이면 되는 분도 있지만 몇 달 걸리는 분도 있어요.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의 핵심 정리
- 하루 서너 번 보는 변은 묽은 변입니다. "첫 변이 단단하다"는 느낌은 남아 있던 묽은 변이 뭉쳐진 것으로, 항문을 찢지 못해요.
- 변이 묽어 불편할 땐 실콘(뭉쳐지게), 단단할 땐 아기오(부드럽게). 변 상태에 따라 스스로 조절하시면 됩니다.
- 장염, 설사, 항생제 후에는 예외적으로 정장제가 도움이 됩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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