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묽은데도 시원하지 않고 막힌 느낌이 들어요 – 빠른 변비는 변을 묽게 하는 것을 멈추는 데서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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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변을 하루에 여러 번, 묽게 보는데도 시원하지 않고 막힌 느낌이 든다면 저는 이것을 빠른 변비라고 부릅니다. 치료의 시작은 변을 더 묽게 만드는 음식과 약을 멈추는 것입니다.
변비는 변이 단단한 것이 아니라 변 보기가 힘든 것입니다. 단단하지도 묽지도 않은 좋은 변을 만들면 불편한 증상은 대부분 좋아집니다.

이 내용은 제 유튜브 영상 「잔변감, 변이 묽은데도 시원하지 않다면 빠른 변비입니다」(2024년 8월)에서 이야기한 것을 글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변비는 단단한 변이 아니라, 변 보기가 힘든 것입니다
진료실에는 변을 묽게, 자주 보는데도 변이 안 나오고 항문이 막혀 있는 것 같다며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설사일까요, 변비일까요. 먼저 변비라는 말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변비는 변이 단단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힘을 많이 줘야 하고, 보고 나도 시원하지 않고, 때로는 손으로 파내야 할 만큼 변 보기가 힘든 것을 변비라고 합니다.
변비가 심하고 막힌 것 같다는 분께 며칠에 한 번 보시는지 여쭤 보면 하루에 두세 번씩 본다고 하십니다. 변이 어떠냐고 여쭤 보면 묽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한 번에 10분 넘게 걸리고, 힘도 많이 줘야 하고, 막힌 느낌도 있다고 하십니다. 변이 묽은데 왜 이렇게 힘을 주시느냐고 되물으면 그제야 본인도 이상하다고 느끼십니다. 변 보기가 힘들어 병원에 오시는 분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이렇게 변이 묽어서 오십니다.

묽은 변이 시원하지 않은 두 가지 이유
첫째, 변이 묽다는 것은 장이 빠르게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설사할 때 배가 아픈 것은 장이 경련하듯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배가 살살 아프고, 또 갈 것 같아 변기에서 일어나지 못합니다. 변을 보고 나서도 배가 편해지지 않습니다.
둘째, 묽은 변은 보고 난 뒤에도 직장에 덕지덕지 남습니다. 남은 변이 계속 보고 싶은 느낌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을 후중감, 잔변감이라고 부릅니다. 남은 느낌 때문에 힘을 주지만 정작 나올 변은 별로 없으니, 나오지는 않고 막힌 느낌까지 생기게 됩니다.

더 묽게 만들수록 더 나빠지는 악순환
변 보기가 이렇게 힘들어지면 많은 분들이 변을 잘 보려고 무언가를 더 드십니다. 유산균을 사 드시고, 요구르트를 드시고, 때로는 식이섬유를, 심한 경우에는 알로에 같은 자극성 하제가 든 건강보조식품이나 약국에서 파는 변비약을 사 드십니다. 그러면 변은 점점 더 묽어지고, 불편했던 증상은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집니다. 이것이 빠른 변비의 악순환입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변을 잘 본다는 것은 변을 묽게 본다는 뜻이 아닙니다. 변은 묽을수록 보기가 힘들어집니다. 변을 뭉쳐지고 부드럽게 만들면 불편한 증상은 대부분 좋아집니다.
치료는 단순합니다, 변을 묽게 하는 것을 멈춥니다
매운 음식과 기름진 음식, 우유나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 밀크커피나 라떼를 줄입니다. 유산균도 변을 묽게 하는 경우가 많으니, 드셔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빵과 면, 라면 같은 밀가루 음식, 술과 안주도 줄입니다.
포드맵 성분이 많은 음식도 변을 묽게 합니다. 포드맵은 장 속에 물을 붙잡아 두고 가스를 많이 차게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밀가루나 잡곡보다는 오히려 쌀이 나을 수 있습니다. 유산균의 먹이로 알려진 프리바이오틱스, 곧 프락토올리고당도 합성 식이섬유로서 포드맵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콩이나 두유, 운동하면서 마시는 단백질 음료, 어르신들이 식사 대신 드시는 유동식도 변을 묽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일은 사과·배·복숭아처럼 포드맵 성분이 많은 것보다 바나나·키위·포도·블루베리·토마토가 낫습니다. 식이섬유가 좋다고 채소가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마늘이나 양파, 양배추를 많이 먹으면 배가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커피, 인스턴트 음식, 튀김, 기름진 육류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설사형과 비슷해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배가 살살 아픈 것을 넘어 복부 팽만감, 가스, 통증이 비정상적으로 심한 경우에 더 가깝습니다. 빠른 변비는 시원하게 보려고 변을 더 묽게 만드는 것을 먹다가 악화돼서 오시는 경우가 많아 따로 묶어 부르는 것입니다. 바빠서 제대로 된 식사를 챙기기 어렵고, 자극적인 음식과 빵, 커피, 잦은 술자리와 회식을 반복하는 젊은 분들, 특히 남자분들에게서 더 많이 봅니다.

필요하면 약의 도움을 받습니다
좋지 않은 음식을 끊도록 알려 드리는 것과 함께 약물 치료도 합니다. 먼저 식이섬유 제제가 있습니다. 그중 칼슘 폴리카보필 제제는 변비약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칼슘으로 만든 식이섬유가 변을 뭉치게 하고 양을 늘려, 변비도 잘 생기지 않습니다. 식사 조절을 하면서 이 약을 드시면 변의 질이 좋아지면서 배도 편해지고 시원한 느낌도 듭니다. 전문의약품이라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칼슘이 들어 있는 약이므로 고칼슘혈증이 있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분, 신장 결석이 있거나 신장이 좋지 않은 분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간혹 변이 단단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물을 충분히 마시면 좀 더 부드러워질 수 있습니다.

장 운동을 조절하는 장 이완제도 씁니다. 흔히 지사제라고 생각하시는 약입니다. 장이 움직인다는 것은 장이 수축해서 변을 짜내 이동시키는 것인데, 장 이완제는 이 수축을 줄여 장을 조금 느리게 합니다. 종류가 여러 가지라 증상에 맞춰 약한 것부터 강한 것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치료하면서 조심할 점
변을 묽게 하는 음식을 많이 드시던 분께 그런 음식을 모두 끊으시라고 하면, 실제로는 변이 될 만한 것을 거의 드시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갑자기 변이 단단해지면서 이번에는 진짜 변비가 되고 배출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변을 묽게 하는 음식은 줄이되, 건강한 식이섬유는 충분히 드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묽은 변을 그대로 두면 생기는 일
묽은 변을 제대로 치료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치질이 있는 분은 설사를 하거나 변이 묽을 때 치질이 오히려 더 붓고 출혈도 많아집니다. 시원하지 않다고 짜내듯 힘을 주다 보면 더 붓고 더 튀어나옵니다. 치루가 생기는 데에도 이런 설사와 묽은 변이 큰 영향을 줍니다. 변 보기가 불편한 것에서 끝나지 않고, 항문 질환을 일으켜 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빠른 변비가 심해져 자극성 하제처럼 더 강한 약을 계속 쓰게 되면, 장 속의 변이 모두 빠져나가 더 이상 나올 변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것을 변 소진이라고 합니다. 설사할 것 같은 느낌에 화장실에 가지만 나오는 것은 없고 힘만 더 주게 되는, 무서운 합병증입니다. 이럴 때는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만으로도 좋아진다는 것을 기억해 두십시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변을 잘 본다는 것은 변을 묽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변을 잘 보는 데 중요한 것은 좋은 변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단하지도, 묽지도 않은 변입니다. 변이 좋으면 대부분은 변을 잘 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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