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잘 안 나올 때 좋은 자세가 따로 있나요 – 몸을 앞으로 숙이고 배를 부풀려 아래로 밀어내는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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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변은 원래 직장이 스스로 짜 주어 힘을 주지 않아도 나오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밀어내야 할 때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배를 부풀려 힘을 아래로 보내는 자세가 가장 좋습니다.
꼿꼿하게 앉아 배를 쏙 집어넣고 숨을 참으며 짜내는 자세, 변기 위에 올라가 쪼그려 앉아 손으로 밀어내는 자세는 치골직장근 이완 부전이나 직장류 같은 병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제 유튜브 영상 「쾌변 자세 3가지 — 변이 안 나올 때 힘주기보다 자세부터」(2023년 12월)에서 이야기한 것을 글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변 보는 자세, 사실은 필요 없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은 정말 다양한 배변 자세를 이야기하십니다. 변을 볼 때 너무 힘든 분께 평소 자세를 잡아 보시라고 하면, 변기 위에 올라가서 본다는 분도 있고, 몸을 이리저리 수그린다는 분도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짜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배변의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드리면 그런 자세는 다 필요가 없어집니다. 자연스럽게 편한 자세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가장 좋은 자세와 함께, 자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변은 원래 저절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대장은 1m 정도로 꽤 깁니다. 오른쪽의 상행 결장, 가로지르는 횡행 결장, 왼쪽의 하행 결장, 그리고 S자 결장을 지나 직장으로 내려가고 항문으로 나옵니다. 흔히 직장에 변을 가득 채워 두었다가 내보낸다고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변을 모아 두는 곳은 S자 결장입니다. 이곳에 변이 가득 차면 모여 있던 변이 직장으로 넘어가면서 배변이 시작됩니다.
변이 내려와 직장을 채우면 직장은 그것을 느낍니다. 직장은 아주 민감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서, 들어온 것이 가스인지, 물 같은 변인지, 단단한 변인지를 모두 알아차립니다. 직장이 가득 차서 늘어나면 때가 됐다고 느끼고 스스로 짜면서 변을 바깥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합니다.

밀려 나온 변이 항문에 닿으면 항문은 저절로 벌어집니다. 이것을 항문 직장 반사라고 합니다. 이때 아주 급하게 변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 자리에서 볼 수는 없으니 화장실에 갈 때까지 항문을 오므려 참습니다. 그래서 변을 참아 주는 괄약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화장실에 가서 앉아 힘을 빼는 순간 변이 쑥 나옵니다. 중력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직장이 짜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원래는 힘을 줄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 몸은 변이 자동으로 나오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왜 안 나올까요
이것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부분은 변이 단단해서 걸립니다. 걸려서 안 나오니 밀어서 빼내야 합니다. 둘째, 직장 안에 변이 없는 경우입니다. 변이 없으니 직장이 짜 주지 않습니다. 그 상태에서 안에 있는 것을 빼려고 내가 밀어내기 시작하고, 그래도 안 나온다는 느낌이 드니 별의별 배변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밀어내기 좋은 자세 — 숙이고, 배를 부풀리세요
앞서 원래는 힘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렸지만, 밀어내야 할 때 가장 효과적인 자세는 있습니다. 먼저 똑바로 앉은 채로 배를 부풀려 보세요. 배가 앞으로 부풀 뿐 아래쪽으로는 힘이 거의 전달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몸을 앞으로 최대한 숙여 배를 눌러 둔 채로 배를 부풀려 보세요. 배가 앞으로 나갈 수 없게 잡혀 있으니 그 힘이 아래로 내려가, 골반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드실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힘을 주는 자세입니다.
앉는 자세와 항문 직장 각도, 그리고 발판
앉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직장이 내려와 항문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꺾인 각도가 있는데, 이것을 항문 직장 각도라고 합니다. 이 각도를 만드는 것이 치골직장근이라는 근육입니다. 이 각도 덕분에 변을 참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근육이 오므라들어 각도가 더 꺾일수록 변은 더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도를 열어 주는 자세, 곧 몸을 더 숙이는 자세가 배변에 가장 좋은 자세가 됩니다.
많은 분이 발판을 쓰면 좋다고 하는 것도 이 각도 때문입니다. 발을 올리면 항문 직장 각도가 더 열려 배변에 유리한 자세가 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저처럼 다리가 긴 사람은 발판에 발을 올리면 몸을 지탱하기가 오히려 힘들어집니다. 자세가 불안정해지니 다른 근육에 힘이 더 들어갑니다.

반대로 다리가 짧아 변기에 앉았을 때 발이 바닥을 제대로 딛지 못하고 무릎이 펴지는 분이라면, 알맞은 발판으로 발을 받치고 몸을 숙이면 배변이 훨씬 편해집니다. 결국 양쪽 다리를 안정적으로 받치고 몸을 숙일 수 있으면 충분하고, 발판은 높을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옛날 재래식 화장실에서 쪼그려 앉던 자세는 어떻게 보면 배변에 아주 이상적인 자세이기는 합니다. 다만 변기 위에 올라가 그렇게 앉는 모습은 보기가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이런 자세라면 병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치골직장근 이완 부전
배변 자세만 보고도 짐작할 수 있는 병이 있습니다. 첫째가 치골직장근 이완 부전입니다. 이런 분들은 아주 특징적인 자세를 보입니다. 꼿꼿하게 앉아 온몸을 오므리고, 배에 힘을 주어 배가 안으로 쏙 들어가고, 얼굴은 시뻘개진 채 숨을 꽉 참고 변을 봅니다.

대개 강박적인 배변 습관이 함께 있습니다. 회사에 가기 전에 반드시 변을 봐야 한다거나, 하루라도 못 보면 큰일 나는 줄 아시는 분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변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시간에 맞추어 짜내기 시작합니다. 밀어도 나오지 않으니 다른 방식으로 밀게 됩니다. 이번에는 배를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배를 안으로 집어넣으면서 근육으로 쥐어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항문 근육도 같이 오므라들어 배변을 더 방해합니다. 이런 분들 가운데는 힘을 주다가 쓰러져 죽을 뻔했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저희가 하는 운동 치료나 배변 자세 교육으로 아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변기 위에 올라가 손으로 미는 자세 — 직장류
마지막은 여성분들에게 많은 직장류입니다. 직장류는 직장의 앞벽이 약해지면서 질 쪽으로 주머니처럼 불룩하게 밀려 나오는 것입니다. 변을 볼 때는 힘이 아래로 전달되어야 하는데, 앞쪽이 주머니처럼 늘어나 있으니 변이 그쪽으로 돌아가면서 잘 나오지 않고 잔변이 남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특징적인 자세를 보입니다. 변기 위에 올라가 쪼그려 앉은 다음, 손을 질 쪽으로 넣어 앞벽을 뒤로 밀어 줍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직장류가 있는 환자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강박적인 배변 습관이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독특한 배변 자세가 생기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배변 자세 정리
변을 편하게 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배를 부풀려서, 힘을 아래로 밀어내는 자세입니다. 변기 위에 올라가거나 숨을 참고 억지로 쥐어짜야만 변이 나온다면 자세를 바꾸기보다 먼저 그 원인을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변이 정말 나오지 않아 억지로 이런 자세를 취하고 계시다면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관련 글: 급똥이 왔을 때 참는 방법이 있나요 · 나이가 들면 항문도 늙나요 · 변비·과민성·설사 분류의 환자 질문 글. 원본 영상은 유튜브 응꼬형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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