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옆에 뾰루지가 났다 좋아졌다를 반복해요 – 치루는 저절로 없어지지 않아, 샛길을 없애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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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항문 옆이 곪았다 터졌다를 되풀이한다면 치루일 수 있습니다. 치루는 항생제로 가라앉혀도 샛길이 남아 다시 곪기 때문에, 고름을 빼고 샛길을 없애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치루 수술은 치핵 수술보다 덜 아프고 그날이나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오래 두면 샛길이 복잡해지고, 10~20년 넘게 이어진 치루에서는 암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내용은 제 유튜브 영상 「항문에 피가 나는 이걸 방치하면 암이 됩니다」(2023년 9월)에서 이야기한 것을 글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뾰루지처럼 곪았다 터지기를 되풀이하는 병
치루는 쉽게 말해 곪은 것, 즉 농양이 생긴 것입니다. 치질이라는 말은 항문 질환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고, 그 가운데 치핵은 혈관 조직을 오래 쓰다 보니 낡고 부풀어 점점 나빠지다가 술을 마시거나 몸이 안 좋을 때 확 심해지는 병입니다. 치루는 그와 달리 쓰다가 낡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급성으로 감염이 생기면서 곪고 터지기를 되풀이하는 병입니다.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은 「뾰루지가 생겼어요」라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드름처럼 진물과 고름이 났다가 좋아졌다가를 계속 반복한다고 하십니다. 다만 땀샘에 생기는 한선염이나 포진처럼 뾰루지 모양으로 올라오는 병이 여럿 있어서, 그 가운데 치루가 있는지를 가려내야 합니다.
치루는 왜 생기나요
가장 흔한 경우는 「갑자기 항문이 아픈데, 며칠 전에 설사를 했어요」 하고 오시는 분들입니다. 그 밖에 항문이 좁아진 분들은 단단한 변에 반복해서 찢어진 자리에 염증이 생기고 곪기 시작해 치루가 되기도 합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알아 두셔야 할 원인도 있습니다. 장에 염증이 있으면 그 염증이 항문 쪽으로 번지면서 치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에는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베체트병 등이 있는데, 그 가운데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어디에든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루가 반복되고 상처가 잘 낫지 않아 내시경을 해 보면 크론병이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결핵이나 암과 관련해서 농양이나 치루가 생기기도 합니다.

치루는 남성에게 훨씬 많습니다. 작년 통계를 봐도 남성이 81%, 여성이 18% 정도로, 거의 대부분 남성에게 생긴다고 보셔도 됩니다. 스트레스도 영향을 주겠지만, 기름지고 좋은 음식을 많이 먹다가 설사를 하고 곪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문선에서 시작되는 고름
항문에는 항문선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서 분비물이 나와 변을 부드럽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항문선에 염증이 시작되면 분비물과 균이 꽉 차면서 안의 압력이 점점 높아지고, 압력이 약한 쪽으로 괄약근 사이를 뚫고 길을 내다가 결국 항문 주위 피부 가까이의 푹신한 지방 조직에서 곪기 시작합니다.

고름은 하루가 다르게 압력이 높아지고 커집니다. 심하면 고름이 항문 주위를 빙 둘러싸기도 하고, 고름이 꽉 차 빵빵해진 위에 항문이 둥둥 떠 있는 듯한 분도 있습니다. 뾰루지처럼 톡 터뜨리면 좋겠지만 피부가 두껍고,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안쪽에 염증이 훨씬 많이 차 있어서 짜낸다고 다 빠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응급으로 고름을 빼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고름을 빼는 수술과 샛길을 없애는 수술
치료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고름집을 칼로 절개해 길을 내고 안쪽 깊이 박혀 있는 고름을 빼내 압력을 낮추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통증이 줄고 염증이 더 쌓이지 않습니다. 둘째는 농양의 원인, 즉 안에 생겨 있는 길을 없애는 근본적인 치루 수술입니다.
보통은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합니다. 이때는 항문을 벌려 항문 전체 상태를 봐야 하므로 대개 하반신 마취를 합니다. 입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고름이라도 빼기 위해 배농술만 먼저 하기도 합니다.
터지면 덜 아프지만, 샛길이 남습니다
고름이 차면 대부분은 저절로 곪아 터져 나옵니다. 터져 나오면 아픈 것은 금방 좋아집니다. 대신 원인이 되었던 항문 안쪽의 구멍과, 고름이 빠져나온 바깥쪽 구멍을 잇는 길이 남습니다. 이것을 치루라고 합니다. 「루」 자가 샛길을 뜻하는 글자로, 원래 있어서는 안 될 길이 생긴 것입니다.

이 길을 따라 진물이 계속 나오다가, 진물이 나오던 구멍이 막히는 순간 안에서 다시 곪기 시작합니다. 곪으면서 압력이 높아지면 또 여기저기로 길을 낼 수 있고, 길이 복잡해지면 다발성 치루가 됩니다. 이렇게 심해질수록 수술하기 어려워지고, 수술 뒤 재발도 늘고, 괄약근이 손상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치루는 빨리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생제로 치료할 수는 없나요
치루라서 수술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먼저 의심부터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수술을 권하는 것은 고름은 어쨌든 빼야 하고 치루는 저절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생제는 먹거나 주사를 맞으면 혈관을 따라 온몸을 돕니다. 그런데 고름집 안에는 혈관이 없어서, 항생제를 먹거나 맞아도 절반 이상에서는 오히려 나빠집니다. 치루도 이미 샛길이 생긴 상태라서, 당장의 염증을 항생제로 가라앉혀도 남아 있는 샛길로 다시 염증 물질이 생기고 빠지고 곪기를 되풀이합니다. 그래서 수술 치료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치핵 수술은 한 군데가 아니라 두세 군데 이상을 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생각보다 아프고 출혈 같은 합병증이 있어 충분히 쉬셔야 합니다. 치루는 그렇지 않습니다. 많이 아프지 않고 수술 뒤 합병증도 많지 않아, 수술한 그날이나 다음 날부터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빨리 수술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시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0년에서 20년 이상 이어진 치루에서는 암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치루를 수술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치루 수술과 수술 뒤에 알아 둘 것
근본적인 치루 수술은 치루관을 찾아서 열어 주는 수술로, 치루관 절개술이라고 합니다. 안에 숨어 있던 길을 겉으로 드러내 주면, 그 자리에 새살이 판판하게 차오르면서 안의 통로가 막힙니다.

길을 열어 주는 수술이다 보니 많은 경우 괄약근이 손상되어 항문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수술 전에 항문 압력 검사와 항문 초음파 검사로 괄약근과 치루관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확인하고, 반복되는 설사나 장 염증의 원인이 있는지 보기 위해 내시경으로 크론병 같은 병이 없는지도 살펴봅니다.
치루 수술 뒤에 꼭 알아 두셔야 할 것은 항문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변이 묽어지면 변이나 점액이 샐 수 있고, 그러면 항문이 축축하거나 가렵거나 화끈거릴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변이 좋아지면 다 없어지므로, 변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관련 글: 이제 안 아프고 변도 잘 나와요 — 치루 수술 후 경과와 배변 관리 · 치질 수술, 수술방에서는 어떤 일이 있나요 · 항문질환 분류의 환자 질문 글. 원본 영상은 유튜브 응꼬형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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