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변비·과민성·설사

엿새 만에 막혀 손으로 파냈어요

파킨슨병 환자의 변비: 배 사진엔 변이 별로 없는 빠른 장, 마그밀은 한 알로 줄이고 식이섬유로 변 늘리기

2026-10-03 · 글쓴이 윤상민

환자질문 엿새 만에 막혀 손으로 파냈어요 – 파킨슨병 환자의 변비: 배 사진엔 변이 별로 없는 빠른 장, 마그밀은 한 알로 줄이고 식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응꼬형
댓글 0건 조회 30회 작성일 26-10-03 06:12

본문

한눈에 보는 요약

변비약을 과하게 쓰면 변이 묽어져 오히려 더 안 나오니, 약과 따로 먹던 것을 줄이고 식이섬유로 변을 늘립니다.

배 사진에서 변은 끝에 조금만 있어 장이 느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빠른 상태였습니다. 변비약이 변을 묽게 하고, 묽은 변은 시원하지 않아 약을 더 세게 쓰는 악순환이 생긴 것으로 보았습니다.

  • 마그밀은 아침에 한 알만 드시고, 매일 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식이섬유를 처방받아 변의 양을 늘립니다.
  • 유산균, 요구르트, 올리브유, 효소 등 변을 보려고 따로 먹던 것은 모두 중단합니다.
  • 화장실은 배가 불편할 때가 아니라 정말 쌀 것 같을 때만 갑니다.
  • 야채를 충분히 드시고, 다음 진료 때 경과를 보고 대장내시경을 받습니다.

 

변비의 종류와 검사·치료 흐름을 설명한 병원 안내판

진료실에서

— 응꼬형: 그리고 배가 불편해서 화장실에 가지 마세요. 똥은 언제 가요? 마려울 때죠. 변이 아직 여기 있는데 똥 싸러 갔어요. 똥이 나와요, 안 나와요?
— 환자: 안 나와요.
— 응꼬형: 안 나오죠. 똥은 언제 가야 돼요?
— 환자: 아, 급할 때까지 왔을 때요?
— 응꼬형: 똥 쌀 것 같을 때요. 배가 불편해서 가지 마세요. 아침마다 가지도 마세요. 외출하기 전에 가지도 마세요. 쌀 것 같을 때 가서 딱 보고 일어나는 거예요. 아시겠죠?
— 환자: 알겠어요.

 

 

엿새 만에 막혀 손으로 파냈어요

한 달에 한두 번은 항문이 안 열려 변을 못 보고, 변은 크다고 하셨습니다. 어제도 6일 만에 변을 보려다 입구까지 나왔는데 다 나오지 않아 한 시간 동안 힘들어하셨고, 결국 함께 온 보호자가 손으로 빼 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아직 덩어리가 남아 내려오지 않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평소에는 2~3일에 한 번, 단단하면서 진흙 같은 변을 보시고, 20분 정도 힘을 많이 줘야 하며 그러다 피가 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가자마자 나오고 남은 느낌이 드는 게 아니라, 첫 변부터 안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힘을 쓰고 비데를 쓰기도 합니다.

중앙항외과 환자교육자료 — 변비 치료와 약 조절

 

파킨슨병과 오래된 변비

파킨슨병은 2년 조금 넘었고 인지 능력에는 문제가 없으십니다. 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요실금 약도 드시고 있습니다. 변비는 젊을 때부터 심한 편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변비약으로는 마그네슘을 하루 두 알, 그리고 유산균을 드시는데도 안 나오는 상태였습니다. 이 약은 3년째 드시고 있으며, 파킨슨병 약 때문에 변비가 생길 수 있다고 해서 파킨슨병 약을 처방받는 곳에서 같이 받으셨다고 합니다.

 

진찰 소견: 밀어내야 할 때 항문을 오므립니다

진찰하며 변 볼 때처럼 밀어내 보시라고 했더니 항문을 꽉 오므리고 계셨습니다. 힘을 빼고 변 볼 때처럼 쭉 밀어내 보시도록 안내했습니다.

다행히 치질은 작은 편이었습니다. 나오는 느낌은 있지만 집어넣어야 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안에 있는 변은 부드러웠는데, 그런데도 자꾸 변이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변비의 첫째 조건은 '먹는 것'

식사량이 줄면 변이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장은 할 일이 없으니 움직이지 않고, 장 안에 오래 머무른 변은 물을 뺏겨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변을 잘 보려면 먼저 먹어야 합니다.

다만 밥, 빵, 면, 고기는 거의 흡수되어 변을 만들지 않습니다. 변을 만드는 것은 야채입니다. 과일은 당이 많아 살이 찔 수 있으니 야채를 충분히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환자분은 함께 온 보호자 말로는 식사량이 아주 적었습니다.

 

배 사진이 보여 준 것: 장이 오히려 빠르다

응꼬형은 먼저 변이 장에 가득 찬 다른 분의 배 사진을 보여 드린 뒤, 환자분의 사진에서 변을 찾아보았습니다. 여기 조금, 저기 조금, 그리고 끝에 이만큼뿐이었습니다. 장이 느려서 변이 쌓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이 너무 빠른 것입니다.

 

변비약이 과할 때 생기는 악순환

  1. 변이 단단해서 변비약을 먹기 시작합니다. 변비약은 변을 묽게 하는 약입니다.
  2. 변이 묽어지면 배가 늘 사르르 아프고, 보고 나도 시원하지 않습니다.
  3. "변비가 더 심해졌다"고 생각해 유산균과 요구르트를 더하고 약을 더 세게 씁니다.
  4. 장 안에는 변이 없는데 배가 불안하니 먼저 가서 앉습니다. 힘을 줘도 찔끔찔끔 나올 뿐입니다.
  5. 그러다 2~3일 묵은 첫 변은 단단하게 나옵니다.

응꼬형은 이를 당뇨약에 비유했습니다. 약하게 쓰면 당뇨가 계속 심하고, 너무 세게 쓰면 저혈당으로 쓰러집니다. 변비약도 너무 안 쓰면 계속 단단하고, 너무 과하게 쓰면 묽어집니다.

해결은 간단합니다. 약을 줄이면 됩니다.

 

이렇게 바꿉니다

  • 마그밀은 아침에 한 알만 드십니다. 매일 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식이섬유를 처방해 변의 양을 늘립니다. 이때 장의 움직임을 보면 먹는 것이 문제인지, 장이 느린지, 배출이 안 되는지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 변을 보려고 따로 하던 것은 모두 중단합니다. 유산균, 아침마다 갈아 먹는 것, 요구르트, 올리브유, 효소 모두입니다. 평소 식사만 하시면 됩니다.
  • 화장실은 쌀 것 같을 때만 갑니다. 배가 불편해서, 아침이라서, 외출 전이라서 가지 않습니다. 변이 아직 내려오지 않았는데 가 봐야 나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변을 조절해 본 뒤 다음 진료에서 경과를 다시 보고, 내시경도 받기로 했습니다. 집이 멀어 내시경은 가까운 곳에서 받아도 되지만, 환자분은 이곳에서 받기로 했습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