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변이 꼬챙이같이 찔끔 나오고 말아요 – 변비·설사 악순환: 완하제는 미세조절이 답입니다
페이지 정보

본문
한눈에 보는 요약
변비약을 너무 세게 쓰면 장이 텅 비어서 오히려 변이 찔끔찔끔 나오게 됩니다.
약을 줄이면 장에 변이 다시 차기까지 며칠이 걸리는 것이 정상인데, 그 시간을 못 참고 약을 늘리면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완하제는 한 번에 끊고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변 상태를 보면서 조금씩 맞춰 가는 미세조절이 필요합니다.
- 배 엑스레이에서 장이 비어 있다면 변비가 심해진 게 아니라 약이 과한 것임을 확인한다
- 약을 줄인 뒤 며칠 안 나오는 것은 정상이니 성급하게 다시 늘리지 않는다
- 변 상태를 보며 알약 개수를 하루하루 조금씩 조절한다
- 변을 보기 위한 우유, 요구르트, 유산균은 끊고 야채로 변의 양을 늘린다

진료실에서
— 응꼬형
"저번에 약을 처방했었죠. 요새는 어때요?"— 환자
"대변 보기가 너무 힘들어요. 된변이 나와서 힘든 게 아니고, 가면 그냥 꼬챙이같이 가는 것들이 쭉 나오고 말아요."— 응꼬형
"언제부터 그래요?"— 환자
"5월 초부터요."— 응꼬형
"오늘 엑스레이 보니까 장 안에 변이 별로 없네요. 요새 약은 어떻게 드신다고요?"— 환자
"계속 먹고는 있어요."— 응꼬형
"아기오 하나, 모비졸로 하나, 마그밀 두 알씩. 그렇죠? 약이 센 거예요."
약을 세게 쓸수록 변비가 심해지는 역설
변비약을 이것저것 드시는데 변은 꼬챙이처럼 가늘게 찔끔 나오고 만다는 분들이 계세요. 이런 분들의 배 엑스레이를 찍어 보면 의외로 장이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까맣게 보이는 건 가스고, 거뭇거뭇한 변 음영은 거의 없어요.
변비가 심해서가 아니라, 약이 너무 세서 장이 비어 버린 겁니다.
악순환은 이렇게 돌아갑니다. 약을 과하게 쓰면 변이 묽어지고 설사처럼 나가면서 장이 비어요. 그럼 나올 변이 없죠.
불안해서 약을 더 쓰면 변은 더 묽어지고, 묽은 변은 배를 사르르 아프게 하고 가스를 더 차게 하고 시원하지도 않아요. 환자분은 "변비가 더 심해졌다"고 느끼고, 약은 더 세지고, 급기야 자극성 하제를 매일 먹고 매일 관장을 하고 비데 물까지 동원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안 나와요. 답은 반대 방향에 있습니다. 약을 줄이는 거예요.

약을 줄이면 며칠 안 나오는 게 정상입니다
여기서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가 있어요. 약을 줄이면 비어 있던 장에 변이 다시 차서 나올 때까지 며칠이 걸립니다.
장이 느린 분은 더 걸리고, 식사량이 적으면 더더욱 걸려요. 그런데 그 며칠을 못 참고 "약 줄였더니 바로 안 나온다"며 다시 약을 늘려 버리는 겁니다.
약을 줄일 때는 일희일비하지 말고 천천히 줄이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완하제는 '미세조절'입니다
마그밀 같은 약은 스위치가 아니라 다이얼처럼 써야 해요. 이 환자분은 아침에 두 알로 시작해서, 변이 단단하면 한 알 늘리고, 묽으면 하루는 두 알 하루는 세 알로, 혹은 저녁에 반 알만 추가하는 식으로 조절하기로 했습니다.
목표는 '변을 빼내는 것'이 아니라 '좋은 변을 만드는 것'이에요.
그리고 매일 보려고 하지 마세요. 먹는 양이 적으면 매일 나올 수가 없습니다. 먹지도 않으면서 매일 보기를 고사 지내면 안 돼요.
우유, 유산균으로 변을 해결하려는 순간 조절이 무너집니다
"약 대신 우유를 먹으면 안 되나요?" 우유가 변을 묽게 하는 것과 마그밀이 변을 묽게 하는 것은 효과가 동일합니다. 어느 쪽도 변비를 낫게 하지는 않아요.
다만 마그밀은 한 알에 몇십 원이고 용량을 정확히 조절할 수 있는 반면, 우유는 먹었다 안 먹었다 하는 순간 변이 묽었다 단단해졌다 해서 약 조절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가스도 많이 차고요.
그래서 변을 보기 위한 우유, 요구르트, 유산균, 효소는 끊고, 야채로 변의 양을 늘리고, 묽기는 약으로만 조절하는 게 원칙입니다.
물론 우유가 그냥 좋아서 드시는 거라면 매일 같은 양을 드세요. 그건 마그밀 한 알과 같은 고정값이 되니까 괜찮습니다.
배가 불편한 것과 변이 마려운 것은 다릅니다
배가 불편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해결책이 배변밖에 없어서 자꾸 화장실에 가서 앉게 됩니다.
그런데 그 불편함은 배변으로 해소되는 게 아니라, 먹는 것과 약을 조절해서 변이 좋아져야 해소됩니다.
변이 좋아지면 배는 평소에 아무 느낌이 없다가 변이 마려울 때만 신호를 보내고, 보고 나면 하루 이틀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게 정상적인 배입니다.
마지막으로, 용종을 제거한 분은 추적 대장내시경 시기를 놓치지 마세요. 이 환자분께도 내년 초 내시경을 권해 드렸습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 이전글"약을 먹으면 방귀랑 같이 변이 새벽에도 나와요" – 변비약 용량 자가 조절과 대장통과시간 검사, 장정결 실패 대책 26.09.22
- 다음글사흘만 안 나오면 불안해서 센 약을 써요 – 변비 치료의 핵심: '강제 배출'이 아니라 '자연 주기 회복'입니다 26.09.2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