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질문 "약을 먹어도 완치가 안 되네요" – 어르신 변비, 마그밀 용량을 스스로 찾아가는 법과 '치료'에서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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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변비약은 완치를 위한 약이 아니라 부족한 장운동을 채워주는 관리용 약으로, 변 상태를 보며 스스로 용량을 찾아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나이가 들며 느려지는 장운동을 약으로 보완하는 것이므로 완치를 기대하기보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용량을 조금씩 올리고 내려 보며 변 상태에 맞는 적정선을 찾아갑니다.
- 변비약을 늘렸을 때 변이 묽어지고 며칠 안 나오는 것은 약이 셌다는 신호이지 약이 안 듣는다는 뜻이 아니다
- 식이섬유 제제는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정해진 양을 유지한다
- 변을 무르게 하는 약은 변 상태를 보며 아침저녁 용량을 스스로 조절한다
- 만성질환은 완치가 아니라 꾸준한 관리로 접근한다

진료실에서
— 환자
"근데 완치는 안 되나 봐요."— 응꼬형
"무슨 완치를 말씀하세요? 그건 젊어지길 바라는 거랑 똑같지요. 당뇨약 드셔서 당뇨 완치되셨어요?"— 환자
"안 되네요."— 응꼬형
"안 되죠, 당연하죠. 혈압약 먹어서 완치되는 거 보셨어요? 장도 나이가 들면 느려져요. 활동도 줄잖아요. 다리에 힘도 빠지고, 장은 느려지고, 먹는 것도 시원찮아지는데 어떻게 저절로 좋아져요?"— 환자
"근데 젊어서도 당뇨 있는 사람도 있던데요?"
만성질환은 '완치'가 아니라 '관리'입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어요. "이 약 먹으면 완치되나요?" "왜 이렇게 오래 먹어야 하나요?" 오늘은 그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을 정리해 드릴게요.
어르신이 변비약을 드시면서 "완치는 안 되나 봐요" 하고 서운해하셨어요.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당뇨약 드셔서 당뇨 완치되셨어요? 혈압약 먹어서 혈압 완치되는 거 보셨어요?"
사람은 저마다 타고나는 게 달라요. 혈압 조절 능력이 부족하게 태어난 사람은 젊어서부터 혈압이 생기고, 당 조절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젊어서 당뇨가 생기고, 장운동이 느리게 태어난 사람은 젊어서부터 변비가 됩니다.
젊을 때는 조금만 노력하면 그 부족분을 메꿀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부족분이 커져요.
그 커진 부족분을 약으로 채우는 것 — 그게 혈압약이고, 당뇨약이고, 변비약입니다. 완치가 안 된다고 실망할 일이 아니라, 약으로 채워가며 편하게 지내면 되는 거예요.

약은 최소한으로, 아기오를 함부로 늘리지 않는 이유
어르신 변비에서 아기오(식이섬유 제제)를 함부로 늘리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장이 느린 분에게 식이섬유를 많이 넣으면 배만 부르고 불편해져요.
안 그래도 입맛 없는 어르신이 배가 불러 식사를 거르게 되면 그게 더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아기오는 하루 한 포로 고정하고, 변의 굳기는 마그밀 하나로만 조절하도록 정리해 드렸어요. 조절하는 약이 여러 개면 헷갈리기만 하거든요.
변비약 용량, 이렇게 찾아갑니다
이 어르신은 마그밀을 하루 네 개로 늘렸더니 변이 확 묽게 나오고, 그 뒤 며칠간 변이 안 나왔어요. 약이 세서 장이 한 번에 비어버리면 다시 찰 때까지 변이 안 나오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걸 "약이 안 듣는다"고 오해하고 약을 끊어버리면 변비가 또 반복돼요.
거꾸로 보면 이건 좋은 정보예요. 두 개는 부족했고 네 개는 셌다면, 세 개 언저리가 이분의 적정 용량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아침 두 개에 저녁은 우선 한 개, 단단하면 저녁 두 개로 올리고 묽으면 저녁 걸 빼는 식으로 스스로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변비약은 정답 용량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변 상태를 보면서 내 용량을 찾아가는 약입니다.
결국 진료를 관통하는 원칙은 하나입니다. 약은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대신 생활 관리와 함께, 그리고 만성적인 문제는 완치가 아니라 관리의 눈으로 길게 본다는 것입니다.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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