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들어가면 6분에서 10분은 앉아 있어요 – 대장통과시간(표지자) 검사로 확인한 '변 재료 부족형' 배변 문제와 식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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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과 묽은 변은 장이 느려서가 아니라, 변의 재료인 야채 섭취가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지자(대장통과시간) 검사에서 표지자가 많이 남아 있어도 장 안에 변이 거의 없다면 장이 느린 게 아니라 먹는 양이 부족한 것입니다. 단백질 음료와 자극적인 닭가슴살 위주 식단이 변을 묽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야채 섭취를 늘리고 진짜 변의가 있을 때만 화장실에 가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 단백질 음료를 끊고 야채 섭취를 확 늘린다
- 진짜 변이 마려울 때만 화장실에 가고 5분 안에 나온다
- 배가 아프다고 미리 화장실에 가서 앉아 있지 않는다
- 닭가슴살 위주 식단에서 맵고 자극적인 조리를 줄인다
- 건강검진 등으로 약을 잠깐 쉴 때는 전날과 당일만 끊어도 된다
진료실에서
"요새는 왜 변을 보러 가실까요?" — 응꼬형
"잔변감은 확실히 없어졌고요. 그런데 아직 아주 완전히 개선됐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에요. 보니까 좀 왔다 갔다 해요." — 환자
"변을 왜 보러 가세요?" — 응꼬형
"배가 아파서요." — 환자
"배가 아파서요? 진짜 똥이 마려울 때 가세요? 아니면 배가 좀 아프면 먼저 가서 앉으세요?" — 응꼬형
"약간 후자 쪽인 것 같아요. 배가 좀 아프면 먼저 가서 앉죠." — 환자
하루 한 번, 부드러운 변인데도 화장실이 긴 이유
이 환자분은 치료 후에 변을 하루 한 번, 부드럽게 보시게 됐어요. 잔변감도 확실히 없어졌고요.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가면 6분에서 10분씩 앉아 계세요.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 긴 거거든요.
그래서 여쭤봤어요. "변을 왜 보러 가세요?" 하고요. 답은 "배가 아파서요"였습니다.
진짜 변이 마려워서 가는 게 아니라, 배가 불편하면 일단 화장실에 먼저 가서 앉는 습관이 있으신 거예요. 이런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변의가 확실할 때만 가서 5분 안에 끝내는 것, 이게 배변 습관 교정의 핵심이에요.
표지자 검사가 알려주는 것
대장통과시간 검사라고, 표지자라는 작은 알갱이가 든 알약을 드시게 하는 검사가 있어요.
알약 하나에 표지자가 20개씩, 3일간 60개가 뱃속에 들어갑니다. 정상이라면 사진을 찍었을 때 20~30개 정도만 남아 있어야 하는데, 이분은 거의 60개가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이것만 보면 "장이 느리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게 있어요.
장이 정말 느린 사람은 들어오는 변을 해소하지 못하니까 장 안에 변이 잔뜩 차 있어야 하거든요. 이분은 장 안에 변이 거의 없었어요.
그러면 해석이 달라집니다. 장이 느린 게 아니라, 변이 될 재료 자체를 안 드시고 있는 거예요.
제가 일주일을 굶으면 변이 나올까요? 안 나오죠. 그렇다고 제 장이 느리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식사 중에 변이 될 음식을 잘 안 드시는 분들이 이런 검사 결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백질 음료와 닭가슴살 위주 식단의 함정
이분이 그동안 변이 묽었던 이유는 간단해요. 변이 될 건 잘 안 드시고, 변을 묽게 하는 것만 드시고 계셨던 거예요.
대표적인 게 단백질 음료입니다. 이걸 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어요. 끊으면 가스 차는 것과 변 상태가 훨씬 좋아지거든요.
닭가슴살도 의외의 복병이에요. 닭가슴살 자체보다는, 닭가슴살만 드시려다 보니 맵게 먹거나 자극적으로 드시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 때문에 배가 불편해지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비타민제도 변을 꽤 묽게 할 수 있고요.
대신 야채 섭취를 확 늘리시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러면 변이 뭉쳐지면서 훨씬 편해집니다.
치질(치핵) 수술, 언제 해야 할까요
"수술은 좀 더 지켜보다가 안 나아지면 생각해 볼까 하는데요"라고 하셨는데, 좋은 판단이에요.
치질은 풍선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풍선이 확 부풀었다가 안의 피떡이 가라앉아도, 오래 부어 있었기 때문에 늘어난 살은 결국 남아요.
그 늘어진 살이 반복해서 붓거나 피가 나서 불편하면 그때 떼면 됩니다. 그게 한 달 후일 수도, 1년 후일 수도 있고, 평생 괜찮을 수도 있어요.
암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변을 잘 봤을 때 불편한 게 전혀 없다면 그냥 두셔도 됩니다.
다만 옛날처럼 하루 두세 번씩 30분씩 힘을 주면 계속 부풀어서 계속 고장 나겠죠. 그러면 결국 수술하게 되는 거예요.
배변 습관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처방과 생활 지침
붓기를 가라앉히는 약은 조금 더 쓰고, 변을 뭉쳐지게 하는 약도 계속 쓰기로 했어요. 그리고 생활 지침은 이렇습니다.
- 단백질 음료를 끊고 야채 섭취를 확 늘립니다.
- 정말 변이 마려울 때만 화장실에 가고, 5분 안에 나옵니다.
- 배가 아프다고 미리 가서 앉아 있지 않습니다.
건강검진을 앞두고 약을 어떻게 하냐고 물으셨는데, 이 약들은 혈압약처럼 매일 꼭 먹어야 하는 약이 아니라서 검진 전날과 당일만 안 드시면 됩니다.
월요일 검진이면 일요일부터 끊으시면 돼요.
응꼬형의 진료노트는 진료실에서 만난 여러 환자분의 서로 다른 상태에 따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잡았는지를 적은 글입니다.
같은 질환이라도 항문의 크기와 힘, 질환의 경중,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정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의 내용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가 어떤지는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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