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내요 – 묽은 변 반복에 따른 배변 곤란, 식이·행동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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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변비는 변이 단단한 것이 아니라 변 보기가 힘든 것이며, 묽은 변이 오히려 배변을 더 힘들게 만듭니다.
설사기가 있으면 배가 불편하고 잔변감이 심해지는데, 이때 유산균·요구르트·우유 같은 것을 더 먹으면 변이 더 묽어져 증상이 악화됩니다. 치료의 핵심은 변을 묽게 하는 음식을 끊고 변을 뭉치게 만드는 것이며,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주는 습관 자체가 항문과 골반을 더 처지게 만듭니다.
- 매운 것, 기름진 것, 밀가루 음식(빵, 면, 라면), 술 줄이기
- 우유, 요구르트, 밀크커피, 라떼, 두유, 단백질 음료 같은 '하얀 음료' 중단
- 유산균 당장 끊기
-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주지 않기
- 증상이 지속되면 대장내시경 등 정밀검사로 염증·암 여부 확인하기
진료실에서
— 응꼬형: 하루에 몇 번 봐요?
— 환자: 10번이요.
— 응꼬형: 10번이요? 한 번 볼 때 1시간 걸린다면서요? 하루에 1시간을 10번을 가면, 하루에 10시간은 화장실에 있네요?
— 환자: 이렇게 누르려고 하면 나오지도 않아서, 시원하지가 않아요.
— 응꼬형: 변이 이렇게 묽게 나오죠? 5번에서 6번 정도로, 그렇죠?
— 환자: 안 나올 때는 코 같은 것이 둥둥둥 그거만 나오고요. 힘도 엄청 줘야 되고요.
하루 10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내는 어르신
한 어르신이 보호자와 함께 오셨어요. 하루에 화장실을 10번 가는데, 한 번 들어가면 1시간씩 걸린다고 하셨습니다. 하루에 10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내시는 거예요.
눌러 짜듯 힘을 줘도 코 같은 점액만 둥둥 나오고, 시원하지가 않다고 하셨습니다. 설사는 한 달째였고, 한 달 내내 흰죽만 드셨는데도 설사가 계속됐습니다. 다른 병원에서 CT와 피검사를 해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어요.
진찰을 해 보니 다행히 피는 안 나고, 치질이 조금 있긴 했지만 심하지 않았습니다. 수술할 만큼의 문제는 없었어요. 대신 직장 안에 변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변비는 '단단한 변'이 아니라 '변 보기 힘든 것'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놀라십니다.
변비는 변이 단단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변 보기가 힘들면 그게 변비입니다.
실제로 변 보기 힘들어서 오시는 분들의 절반 이상은 변이 묽어서 옵니다.
묽으면 잘 나올 것 같은데 왜 힘들까요? 첫째, 변이 묽으면 설사기가 있으니 배가 계속 불편하고 쓰리고 가스가 더 찹니다. 둘째, 묽은 변은 보고 나서도 직장에 덕지덕지 묻어서 잔변감이 생깁니다.
힘을 억수로 줘도 다 나온 것 같지가 않은 거예요.
사람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
배가 불편하니까 변비약도 먹고, 좋다는 유산균, 요구르트를 이것저것 챙겨 드시죠. 그러면 변이 더 묽어지고, 더 불편해집니다.
'변을 잘 본다 = 변을 묽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는데, 완전히 반대입니다. 변은 묽을수록 매우 불편해집니다.
변을 뭉치게 하는 것이 치료의 방향입니다.
오래 앉아 힘주는 것 자체가 병을 만듭니다
이 어르신은 항문 자체는 좋았습니다. 튀어나온 것도 없고, 힘줄 때 약간 붓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하루에 한 시간씩, 열 번을 앉아서 힘을 주는데 골반이 안 내려앉겠어요? 한 시간씩 힘을 주는데 안 아픈 항문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요.
힘을 줄수록 항문과 골반은 내려앉아 더 뻐근해지고 빠질 것 같아집니다.
그게 불편하다고 또 가서 앉아 있으니 더 나빠지는 악순환입니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부터 끊어야 합니다.
변을 묽게 하는 것, 모조리 중단하세요
- 매운 것, 기름진 것
- 우유, 요구르트, 밀크커피, 라떼
- 두유, 단백질 음료, 뉴케어, 산양유 — 밥맛 없다고 챙겨드리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안 됩니다.
- 유산균 — 당장 끊으세요.
- 밀가루 음식, 빵, 면, 라면, 술
일반 식사는 하셔도 됩니다. 다만 '하얀 음료'는 드시지 마세요.
변을 뭉쳐지게 하는 약을 처방하고, 일주일 안에 다시 뵙기로 했습니다. 약을 먹다가 배가 더 아파지는 등 문제가 있으면 그 전에라도 오셔야 합니다.
대장내시경, 왜 큰 병원 이야기가 나올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장에 염증이나 암이 있느냐인데, 이건 내시경을 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세가 아주 많으시면 대학병원에서도 선뜻 하자고 못 합니다.
피가 계속 나는 위급한 상황이면 위험을 감수하고 진행하지만, 변비 증상으로 오시면 잘 안 해 주는 거죠.
왜 그럴까요? 내시경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내시경을 받는 환자가 문제입니다. 검사 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몇 명이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느냐, 그것 때문에 큰 병원을 가는 겁니다.
젊은 사람은 그럴 가능성이 0.001%밖에 안 되지만, 연세가 많으면 1%쯤 된다고 해 보세요. 1%는 높은 숫자입니다. 혹시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거예요.
그리고 흰죽만 먹는데도 설사가 계속된다면 CT 같은 검사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응꼬형의 당부
변이 묽으면 계속 보고 싶고, 계속 시원하지 않고, 힘주면 골반이 계속 내려앉습니다. 변이 묽으면 안 됩니다.
묽게 하는 음식을 끊고, 변을 뭉치게 하고, 화장실에 오래 앉지 않는 것. 이 세 가지가 치료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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