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에 뭐가 툭 튀어나오고 잔변감이 있어요 – 혈전성 치핵의 원리와 묽은 변 잔변감의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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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요약
항문에 튀어나온 덩어리(혈전성 치핵)와 잔변감은 원인이 전혀 다른 문제이며, 각각 따로 접근해야 합니다.
튀어나와 붓고 아픈 건 오래 쓴 치질 혈관이 터지면서 생기는 혈전성 치핵으로, 멍처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가라앉습니다. 반면 잔변감은 변이 묽어서(변비의 일종) 생기는 문제로, 힘을 주다 보니 오히려 치질을 붓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치료는 수술보다 변 조절이 먼저입니다.
- 혈전성 치핵은 약 없이도 2주~1달이면 대부분 가라앉는다
- 잔변감의 진짜 원인은 치질이 아니라 묽은 변(변비)이다
- 유산균, 요구르트, 유제품, 단백질 보충제는 변을 더 묽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킨다
-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 밀가루, 술도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
- 수술은 변 조절 후에도 증상이 반복될 때 천천히 결정해도 늦지 않다
진료실에서
"그럼 반대로도 한번 생각해 보죠. 얘가 암이 돼요? 암은 안 돼요. 얘 때문에 죽을 일은 없잖아요. 그러면 저게 터지는데, 얘가 1년에 딱 한 번만 부어요. 그래서 딱 이틀 불편하고 그 외에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러면 수술은 하시겠어요?" — 응꼬형
"해야죠." — 환자
"1년에 딱 이틀인데? 치질은 있어요. 근데 부어서 터져서 불편한 게 딱 1년에 이틀만 있고, 그 외에는 괜찮아요. 어떤 말씀인지 이해하셨어요?" — 응꼬형
"아... 네, 이해했어요." — 환자
"그렇죠. 그러면 그때 하시면 돼요. 사람마다 달라요. 그래서 보통 치질로 수술하는 이유는, 쓰다 보니까 낡아서 점점 더 빈도와 강도가 많아지니까 하는 거예요. 있다고 떼는 건 아니고, 딱 한 번 불편해서 떼는 것도 아니라는 거죠." — 응꼬형
항문에 뭐가 튀어나오고 잔변감이 있다며 찾아오신 사연
이번에 오신 분은 항문 쪽에 동그란 뭔가가 튀어나온 느낌이 들고, 잔변감도 있고, 변도 가늘어졌다고 하셨어요. 5~6년 전에 다른 병원에서 항문 수술을 한 번 받으신 적이 있고, 몇 개월 전부터는 혈변도 자주 있었다고 합니다.
변 습관을 여쭤보니 원래는 하루 한 번이었는데 요새는 잔변감 때문에 두세 번 화장실에 가시고, 변은 가늘고 묽은 편이래요. 예전엔 2~3분이면 끝나던 배변이 지금은 20~30분씩 앉아서 힘을 줘도 시원하지가 않다고 하셨습니다.
진찰해 보니 치핵, 즉 치질이 맞았어요.
치질은 풍선 같은 조직이 낡아서 생기는 병이에요
치질은 혈관으로 이루어진, 풍선 같은 조직이에요. 원래 누구나 필요해서 갖고 태어나는 정상 조직입니다.
그런데 이걸 40년 가까이 쓰다 보면 낡아요. 눈을 오래 쓰면 노안이 오고 백내장이 생기고, 허리를 오래 쓰면 디스크가 터지기도 하는 것과 똑같은 거예요.
힘을 주고 오래 앉아 있고, 술 마시고 피곤하고 하다 보면 이 조직이 점점 풍선처럼 부풀어 나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약해진 혈관이 안에서 터져버려요.
이게 밖으로 피가 쏟아지는 게 아니라, 피부 밑에서 피가 나면서 안에 고이는 거예요. 그래서 안에 피떡이 차고, 갑자기 확 부풀면서 많이 아프고 단단하게 만져지는 거죠.
이걸 혈전성 치핵이라고 합니다.
멍든 것과 비슷해서, 아무것도 안 해도 가라앉아요
이렇게 부어서 아픈 건 사실 멍드는 것과 비슷해요. 멍도 피부 밑에서 피가 난 거잖아요.
멍들었다고 병원 가서 약 드시지 않죠? 그래도 없어지죠? 대신 2주에서 한 달 정도 오래 걸리죠.
혈전성 치핵도 똑같습니다. 약을 안 먹어도 가라앉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예요.
다만 다른 점이 하나 있어요. 풍선을 부풀려 놓은 상태로 2주, 한 달이 지나면, 안의 피떡이 흡수돼도 원래대로 돌아가지는 못해요.
바람 빠진 풍선처럼 늘어진 살이 남습니다. 그게 걸리적거리고, 변 볼 때 힘 줄 때마다 또 부풀었다 가라앉았다 하다가 어느 날 또 터지고요.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낡아지는 거예요.
그럼 수술은 언제 해야 할까요?
계속 표정을 짓다 보면 주름살이 깊어지는데, 약 먹는다고 주름살이 펴지지는 않잖아요. 치질도 마찬가지예요.
"계속 불편한데 안 없어져요" 하는 상태가 되면, 수술로 늘어진 조직을 빼버리는 게 답입니다.
그래서 치질은 수술을 하는 병이 맞아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볼 것도 있어요. 치질은 암이 되지 않아요. 이것 때문에 죽을 일은 없습니다.
만약 1년에 딱 한 번 부어서 이틀만 불편하고 그 외에는 아무렇지 않다면, 그것 때문에 수술을 하시겠어요?
치질 수술은 "있으니까" 하는 게 아니라, 낡아서 붓는 빈도와 강도가 점점 잦아지고 심해질 때 하는 거예요.
사람마다 다르니까, 본인의 불편한 정도를 보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잔변감은 치질 때문이 아니에요
이분이 제일 무서워하신 게 "변이 잘 안 나오면 어쩌나"였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걸 짚어드렸어요.
잔변감은 치질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닙니다. 순서가 반대예요.
잔변감이 생겨서 힘을 주니까 치질이 붓다가 터진 거예요. 치질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은 뭔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고, 부었다 가라앉고, 피가 나는 것까지예요.
그럼 잔변감의 정체는 뭘까요? 이분은 사실 변비예요. 변비는 변이 단단한 게 아니라, 변 보기가 힘든 게 변비거든요.
실제로 "변 보기가 너무 힘들어졌어요"라고 오시는 분의 절반 이상은 변이 묽어서 옵니다.
묽은 변은 약간의 설사기 때문에 배가 계속 사르르 아프고 불안해서, 급하지 않은데도 화장실에 먼저 가게 만들어요. 그리고 묽은 변은 보관이 안 되고 직장에 덕지덕지 묻어 있어서 잔변감을 느끼게 하고, 시원하지 않으니 힘을 더 주게 되는 거예요.
유산균과 요구르트가 오히려 악순환을 만들어요
이럴 때 많은 분들이 유산균이나 요구르트를 드세요. 그럼 변이 더 묽어지겠죠? 불편함은 더 심해지는 거예요.
사람들이 제일 크게 착각하는 게 이거예요. 변을 잘 본다는 걸 변을 묽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오히려 변이 묽어질수록 보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치료는 변에 물기가 가게 하는 것들을 다 중단하는 거예요.
- 매운 것, 기름진 것
- 우유, 요구르트, 밀크커피, 라떼, 두유 등 유제품
- 단백질 음료, 단백질 보충제
- 유산균
- 밀가루 음식(빵, 면, 라면), 술
- 야채 중 양배추, 마늘 / 과일 중 사과, 배, 복숭아
특히 이분은 최근 다이어트와 운동을 하면서 단백질 음료를 드셨다고 해요. 공장에서 만들어진 단백질 보충제는 몸에 안 맞는 경우가 많고, 이것 때문에 염증이 생기는 분도 많습니다.
먹어서 배가 불편하다는 건 내 몸이 싫어한다는 뜻이니 안 드시는 게 좋아요. 우유 먹고 설사하던 사람이 일주일 끊었다가 다시 먹으면 또 설사하는 것처럼, 잠깐 끊는 게 아니라 계속 피하시는 게 맞습니다.
운동은 해도 되지만, 무거운 건 들지 마세요
운동 자체는 아무 상관없어요. 마라톤 준비도 하셔도 됩니다.
다만 심하게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은 치질을 붓게 할 수 있으니 당분간은 무리하지 마시고요. 단백질 보충은 보충제 말고 자연 음식으로 하시면 됩니다.
치료 계획: 변 조절이 먼저, 수술은 천천히
이분의 치료 계획은 이렇습니다. 우선 변을 조절하고, 내시경으로 장에 염증이나 암 같은 다른 중대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거예요.
변을 조절했는데 "치질이 괜찮은데요? 불편한 게 별로 없어요" 하면 그냥 갖고 사셔도 됩니다. 변을 조절해 놨는데도 또 붓고 계속 불편하면, 그때 수술하시면 돼요.
수술을 먼저 서두르지 않는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수술을 해 놨는데 변을 지금처럼 힘들게 보면, 꿰맨 데가 터져서 정말 고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수술 결정은 변 조절 후에 천천히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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